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삶의 흔적…연구총서 발간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에서의 삶의 흔적을 담은 학술연구총서가 발간됐다.
부산시립박물관 임시수도기념관은 6.25 전쟁을 전후한 보수동 책방골목의 탄생 배경과 주민들의 생활상 변화를 입체적으로 조사한 '보수동 책방골목의 공간과 사람들'을 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책에는 보수동 토박이들의 구술조사를 바탕으로 책방골목의 시간적 흐름과 공간적 변화를 담았다.
보수동은 개항 이후 일본인 거류지가 조성되면서 도시화의 과정을 겪었다.
해방 이후 귀환 동포의 임시주거지로 사용되고 종교집단의 정착촌이 되기도 했다.
한국전쟁 시기에는 피란민들의 대규모 판자촌과 학교, 종교시설 등이 대거 조성되면서 언덕배기 급경사지까지 개발됐다.
이 같은 배경으로 보수동 배후 주거지는 지금까지 건축물이 지나치게 밀집해 주거 효율성이 떨어지고 재개발 논의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부산의 해방 공간에서 일본인과 귀환 동포들이 책자를 거래하면서 탄생해 한국전쟁 시기 부산의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책, 피란민들이 내어놓은 책 등을 유통하면서 자리 잡았다.
한국전쟁 이후 인구가 급성장한 부산에서 교육에 대한 열의가 높아지고 책자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규모를 점차 확대했다.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는 신학기를 맞아 교재를 구매하려는 '보수동 신학기' 현상이 나타날 만큼 책방골목은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인터넷서점과 대형서점이 등장하면서 책방골목은 전반적인 침체기를 맞는다.
최근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책방골목의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한 민·관의 다양한 노력이 펼쳐진다.
골목 내 책방들도 영업 전략을 특화해 다양한 소비자층에게 다가가고 있다.
임시수도기념관 관계자는 "보수동 일대의 역사적 흐름과 공간적 특성을 살펴보고 주민들의 생활상 변화를 조사해 기록으로 남겼다"며 "이번 연구총서가 한국전쟁기 부산 역사자료 조사와 부산 근현대사 연구의 소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josep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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