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대선 주사위 던져졌다…합종연횡 이뤄질까
'개헌·反패권' 고리로 연대 움직임…대연정 논의도 나와
중도·보수 연대카드로 민주후보와 대결여부 관전 포인트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홍지인 기자 =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됨에 따라 조기 대통령선거가 현실로 다가왔다.
정권교체 프레임이 강하게 작동할 이번 대선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더불어민주당의 '집안싸움'이다. 대세론을 형성한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 누가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든 집권으로 가는 '7부능선'을 넘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아직 변수는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도와 보수 진영의 여러 세력과 잠룡들이 어떻게 합종연횡해 민주당 후보에 대항할지가 최대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복잡한 고차방정식으로 전개될 합종연횡의 시나리오에서 공통분모는 '개헌'과 '반(反)패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중 후자는 친박(친박근혜)과 친문(친문재인)을 모두 패권세력으로 규정하고 배제하겠다는 취지다.
개헌과 반패권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 중간지대에 자리 잡은 기존 정당과 소속 대선주자들은 물론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제3지대' 인사들에 자유한국당까지 아우를 수 있는 두 가지 핵심키워드다.
현시점에서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쪽은 김 전 대표다. 탈당 직전 국민의당 소속으로 경선을 준비 중인 손학규 전 의원과 만난 데 이어 9일과 10일에는 각각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오찬을 함께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달에도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정 전 의장과 회동해 개헌 논의에 착수한 바 있다. 정 전 의장과는 두 차례나 만났다.
김무성 의원도 9일 YTN라디오에서 "개헌을 고리로 지금 현재 대권주자들을 다 모아서 개헌을 위한 연대를 1차로 만들어야 한다"며 "친박패권, 친문패권을 제외한 모든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개헌 연대를 역설했다.
따라서 김 전 대표가 제3지대에서 뜻을 같이하는 유력인사들과 개헌을 고리로 '빅텐트'를 친 뒤 바른정당 등과 연대해 대선에 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참여하는 각 정당과 정치세력이 따로따로 대선후보를 뽑은 뒤 단일화 절차를 밟아 민주당 후보에 맞설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국민의당은 대주주격인 안철수 전 대표가 '정치공학적 연대'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당 차원의 동참이 쉽지 않고, 한국당은 청산 대상으로 지목되는 친박계가 여전히 주류 세력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민주당과 한국당 등에서 비주류가 탈당해 개헌과 반패권을 고리로 제3지대에서 새롭게 헤쳐모이는 식의 정계 개편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손 전 의원 등 국민의당 일각에서도 여기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누가 집권하든 '여소야대'의 국회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여러 정당이 참여하는 대연정이 구성될 수도 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이런 주장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선거까지 남은 기간이 두 달도 안 된다는 점에서 개헌 연대나 대연정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정당별로 대선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을 치르기에도 빡빡한 일정인데 이후 단일화를 위한 경선을 추가로 치르기에는 시간이 모자란다는 지적이다.
가장 의석수가 많은 민주당의 반대로 대선 전 개헌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도 연대의 고리를 약하게 할 수 있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