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유일 시추선 '두성호' 매각에 석유공사 노조 반발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정부가 국내 유일의 시추선인 두성호 매각 방침을 밝히자 석유공사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섰다.
석유공사 노조는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원개발 공기업 구조조정 계획에 두성호 매각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두성호 등 무분별한 자산매각, 헐값매각을 중단하라"는 입장을 9일 내놓았다.
노조는 "국내 유일한 시추선이자 국적 시추선을 매각하는 것은 국가 기반의 시추선 산업을 사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사가 보유한 자산 중 부실하거나 경제성이 전혀 없는 비핵심 자산 등은 매각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경제성과 전략적 중요성에 입각한 세밀한 매각 기준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성호는 1982년 한국석유시추㈜가 건조한 국적 시추선이다.
두성호의 이름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이름 중 한 글자인 '두(斗)'와 장군을 의미하는 '성(星)' 을 따서 지어졌다.
두성호는 원유나 가스를 발견한 확률이 51%로 높아서 '행운의 시추선'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1998년 울산 앞바다 남동쪽에서 발견한 '동해-1' 가스전도 두성호가 시추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설계수명(30년)이 지나 선체와 설비가 노후화되면서 시추 실적은 줄어들고 보수 관리 비용은 점점 쌓였다.
해외 자원개발 실패 등으로 엄청난 손실이 발생한 석유공사로서는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었고, 두성호는 결국 구조조정 명단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노조는 "단기적인 조업물량 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두성호 매각에 나서는 것은 지극히 근시안적인 발상"이라며 "30년간 공사가 쌓은 국내의 유일무이한 시추선 운영 경험과 기술이 고스란히 사장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두성호를 대체할 제2의 시추선 건조를 추진하면서 위기에 빠진 국내 조선산업과의 동반성장을 꾀하고, 그 전까지는 두성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재활용 방안을 찾아 사회적 논의를 거쳐 존폐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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