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과 가뭄이 빚어낸 호주의 분홍빛 호수 '눈길'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멜버른 시내의 한 호수가 온통 밝은 분홍빛으로 물들여져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호주 멜버른 중심부의 야라 강과 포트 필립 베이에서 조금 떨어진 웨스트게이트 공원 호수는 최근 고온 현상과 강우 부족이 겹치면서 이런 모습을 띠고 있다고 호주 언론이 9일 전했다.
염분이 높은 염수호인 이 호수는 최근 수개월 간의 따뜻한 날씨로 이처럼 밝은 분홍빛과 붉은색으로 변했다.
빅토리아주 공원관리 당국인 '파크스 빅토리아'(Parks Victoria)는 이런 색상이 높은 염도와 고온, 부족한 강우, 강한 햇빛이 물속의 조류(藻類·algae)에 영향을 주면서 나타난 것으로 설명했다.
호주 바닥의 소금 표면에서 자라는 조류가 매우 높은 염도에 반응하고, 또한 광합성을 하는 과정에서 적색 안료(beta carotene)를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호수는 기온이 떨어지고 비가 더 자주 오면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이 모습을 눈으로 즐기기만 할 뿐 손가락으로 만지는 등 몸을 직접 물에 대지는 말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호수는 2014년과 2015년을 포함해 최근 수년간 몇 차례 이런 모습을 보인 것으로 언론은 전했다.
한편, 캐나다 앨버타주의 한 작은 마을에서는 최근 주민 수백 명이 수도꼭지를 틀자 분홍빛 물이 나오는 당혹스러운 경험을 했다고 캐나다 언론이 전했다.
그러나 이는 호주에서와 같은 이유가 아니라 진한 보라색의 과망가니즈산 칼륨을 이용, 정수처리장의 필터를 청소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나온 것으로 판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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