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 양향자 당대표 경고받아…"고개숙여 사죄" 기자회견(종합)
당 대변인도 사과…"자숙 차원서 당분간 최고위 안나오기로"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민주당이 8일 삼성 반도체공장 노동자들의 백혈병 문제를 제기해온 인권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활동가들을 전문 시위꾼으로 폄하한 양향자 최고위원 발언 논란에 대해 경고조치 등을 통해 수습에 나섰다.
이 문제를 방치하다간 자칫 노동자 권익을 강조해온 당 이미지에 타격을 주면서 조기대선 국면에서 전통적 지지층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경미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양 최고위원의 삼성 직업병 피해 노동자를 위한 단체 반올림에 대한 발언과 관련해 사과드린다"며 "양 최고위원의 진의는 반올림을 폄하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이 사안과 관련해 추 대표는 양 최고위원에게 구두경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은 노동자와 함께 하는 정당이 되고자 노력해왔다"며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 노동자 문제를 대변해왔고, 이러한 노력을 앞으로도 변함없이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수의 당 관계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추 대표가 오늘 양 최고위원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했다"며 "이에 따라 양 최고위원은 '자숙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당분간 최고위원회의에 안 나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한 달 가량 안 나오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당사자인 양 최고위원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삼성 반도체 직업병 사망문제에 대해 항상 가슴 아프게 생각해왔으며, 모든 유족이 수긍할 수 있는 해법 찾아질 때까지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고 생각해왔다"며 "부적절한 말로 그분들의 명예에 상처를 드렸다"고 사과했다.
이어 "언행에 신중해야 할 시기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은 변명할 여지 없는 저의 잘못"이라며 "부족한 점을 채우고 더 신중하게 말하고 행동하겠다. 다시 한 번 고개숙여 사죄드린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거듭 사과했다. 그는 모두 네 차례에 걸쳐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삼성전자 상무 출신으로, 지난해 4·13 총선 당시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양 최고위원은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반올림 활동가들에 대해 "전문 시위꾼처럼 귀족노조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활동)한다"면서 "삼성 본관 앞에서 반올림이 농성을 하는데, 그 사람들은 유가족도 아니다. 그런 건 용서가 안 된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와 관련, 문 전 대표는 이튿날인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쨌든 삼성 백혈병 피해자들과 유족은 저와 우리 당이 늘 함께 해왔다. 그분들께 상처가 됐다면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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