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언어능력이 불평등 막아"…2세 대상 언어테스트 추진
"'이중언어 가정' 아이 44% 덴마크어 능력 떨어져 도움 필요"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덴마크 정부가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덴마크어 구사능력을 조기에 본 궤도에 올리기 위해 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언어테스트를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덴마크어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조기에 이들의 실력을 평가해 아이들에게 집중적인 교육을 하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원활한 언어구사 능력이 사회적 불평등을 방지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 농촌 지역에서도 결혼이주민이 증가하면서 결혼이주민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어휘력과 언어구사 능력이 떨어져 학습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덴마크 정부의 이 같은 시도가 주목된다.
마이 메르카도 덴마크 사회아동부 장관은 현지 리쩌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중언어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2살이 되면 덴마크어 테스트를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고 리쩌우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르카도 장관은 덴마크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학교에서 덴마크어 실력이 뒤질 위험이 있어 어려서부터 이들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덴마크어 어휘력이 떨어지고 말하는 기술이 충분하지 않은 많은 아이를 보면 매우 슬프다"고 지적했다.
최근 코펜하겐 시 당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에 유치원에 입학한 아이들 가운데 서구적인 환경에서 자라지 않은 아이의 44%가 덴마크어에 대한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카도 장관은 이에 따라 지방정부가 2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덴마크어 언어 평가를 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제안하고자 한다면서 "어떤 아이들은 조기에 개입해서 언어교육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안에는 또 덴마크어를 사용하지 않는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덴마크어 능력을 개선하는 방법의 하나로 필요하다면 이들이 유치원에 다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메레테 리이자게르 교육부 장관도 이 같은 제안을 지지하면서 부모들도 아이들의 덴마크어 능력에 대한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리이자게르 장관은 "덴마크 가정과 서구문화가 아닌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 사이에는 커다란 통계학적인 차이가 있다"면서 "가정환경이 학문을 배우고, 수업에 참여하는 능력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모가 이런 통계적인 차이점을 극복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덴마크 지방정부협회도 최근 능숙한 언어능력이 사회적 불평등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조기 언어능력 테스트를 요구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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