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동남아에 러브콜…中 사드보복에 지자체들 '돌려차기'
"유커 의존도 낮추자"…각 지자체 '관광객 타깃' 다변화 고심
tvN 인기드라마 '도깨비' 연계 관광상품 활용 등 구상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 각 시·도가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묘수 찾기에 사활을 걸었다.
각 지자체는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금지령이 가져올 피해규모가 막대할 것으로 우려하지만, 앉아서 당하고만 있진 않겠다는 심경으로 대안 찾기에 분주하다.
현재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관광객 타깃 다변화'가 떠오른다.
지금까지 중국 관광객 유커(遊客) 유치에 전력을 기울였다면 앞으로는 대만·일본·동남아시아 관광객 유치활동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인천시는 우선 유커 유치 기존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대만·동남아 관광객 유치활동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대만 관광객 유치를 위해 3월 24∼25일 수도권 지역관광공사 합동 설명회를 열고 추후 26개 대만 여행사와 협력해 공동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6월 22∼24일 인천에서 한국-대만 관광교류회의를 열어 대만인 관광객 유치를 확장할 방침이다.
동남아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tvN 인기드라마 '도깨비'를 연계한 관광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배다리 헌책방, 청라 호수공원 등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를 잇는 관광상품은 이미 지난달 태국 국제박람회에서 호응을 얻었고, 3월 17∼19일 말레이시아 관광박람회에서도 판매 예정이다.
중국 단체관광객의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동남아 무슬림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할랄(이슬람 기준에 맞는 음식) 식당을 섭외하며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에 관심을 두기로 했다.
부산시도 인도·동남아 기업을 대상으로 포상관광 마케팅을 강화한다.
인도 최대 생명보험사인 SBI 생명보험 임직원 580여 명은 조를 나눠 이미 지난달 28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순차적으로 방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생명보험회사 OAC, 컴퓨터 제조업체인 '에어서'를 비롯한 3개 회사 임직원 300여 명도 포상관광으로 부산을 방문하고 있다.
부산시는 포상관광 지원 기준을 기존 50명에서 30명으로 줄이고 중소 규모 행사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3∼2016년 중국에서 열었던 부산 단독 마이스 해외로드쇼를 전격 중단하고 올해는 대만과 일본 또는 동남아 국가에서 열기로 했다.
대구시는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을 겨냥해 다변화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한편 비자 면제를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경북도 역시 중국에 편중한 관광객 유치 정책을 동남아·일본·대만·홍콩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우선 11월 베트남에서 열리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을 계기로 베트남 등 동남아 관광객 유치로 눈을 돌렸다.
유커 유치 전담 부서인 '만리장성 프로젝트 담당'에 대만과 홍콩 업무를 추가, 중화권 담당으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제주도는 6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중국 보복 조치가 중단될 때까지 대책본부를 운영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일본 시장 복구, 아시아 시장 개척 등 중국인 중심의 관광시장 체질을 개선하는 장기대책 마련에 힘을 쏟기로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한국과 중국의 가까운 관계에 안주해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지 못했으나, 이번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어차피 단행돼야 할 관광산업의 체질과 구조 개선을 앞당기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종구 고성식 변지철 이재혁 이승형 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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