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보복 노골화…일선학교에 '反한국 교육지침' 의혹
"초등학교서 교사가 반한감정 부추겨…'한국상품 불매' 지도까지"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교육당국이 일선 학교에 반(反) 한국 교육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중국내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일선 초중고 학교에서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과 관련, 학생들에게 반한 감정을 부추기며 한국상품 불매를 강요하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 정부당국이 사드 배치 문제로 한류, 롯데, 관광 등 경제분야 제재에 이어 교육 분야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동부지역 W초등학교에서는 전날 학년을 총괄하는 반주임 교사가 학생들에게 "한국이 미국에 땅을 팔아 중국에 위협을 가한다", "한국은 미국의 앞잡이" 등의 주장을 서너차례 반복했다고 한 학부모가 전했다.
이 교사는 이어 학생들에게 "한국상품, 특히 롯데 제품은 사면 안된다"며 한국 상품 불매까지 지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 출신의 이 학부모는 "5학년인 아들이 학교 끝나고 와서 전해준 이야기"라며 "중국에서는 중앙에서 시달된 교육국의 내부지침이 없으면 교사가 이런 말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학교의 다른 학년에도 똑같은 내용의 교육이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중국의 반한 교육지침을 포함해 최근 중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일사불란한 비공식적 보복·제재 조치는 중국 공산당의 대외공작 부서인 통일전선부의 지시에 따라 이뤄지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 교육당국은 지난 2012년 일본과의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분쟁으로 중국내 격렬한 반일 시위가 벌어졌을 당시에도 일선 학교에 반일 감정과 일본산 제품 불매를 부추기는 교육지침을 내린 바 있다.
한 소식통은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중국에서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반한 교육에 나서는 것은 분명 도를 넘어선 조치"라며 "양국 국민감정을 극도로 해치는 것을 넘어 미래 한중관계에도 악영향을 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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