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하원의원 "동양인들" 인종차별 발언 논란
타운홀 미팅을 中 문화혁명때 비판투쟁회의에 비유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공화당 소속의 하원의원이 동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 논란이 일자,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마이크 보스트(일리노이) 하원의원은 최근 일리노이 주(州) 지역신문 논설위원단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반대 시위무대'로 변한 지역 유권자들과의 타운홀 미팅을 마오쩌둥이 통치하던 문화혁명 시절의 중국 공산당 '비판투쟁회의'에 비유하면서 "동양인들"(Orientals)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더 힐과 폭스뉴스를 포함한 미국 언론들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에서 동양인이라는 표현은 인종 비하적 의미를 담고 있어 동양인 대신 '아시아계 미국인'이라는 말을 쓴다. 특히 미 상원은 지난해 5월 동양인이나 흑인 등 소수계를 비하하는 용어를 연방정부 법률에서 완전히 퇴출하고 대신 새로운 중립적 단어로 바꾸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보스트 의원은 논설위원단과의 회동에서 "우리가 유권자들과 하고자 하는 대화가 야유와 고함에 묻혀 버릴 때, 다스리기는 훨씬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하면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서로 견해가 다른 쟁점들로 되돌아가 모든 사람이 자신의 얘기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타운홀 미팅에 나서지 않는다는 비판과 관련해선 "내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얼마 안 돼 생산적으로 써야만 한다"고 말한 뒤 "한 사람을 앞에 세워놓고 900명이 소리를 지르는, 동양인들이 하곤 했던 비판투쟁회의를 여러분도 알지 않느냐. 이런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게 아니다. 우리는 주민들과 생산적 미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국 전역에서는 '반(反) 이민 행정명령'과 '오바마케어' 폐지 등 트럼프의 정책에 반대하는 크고 작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특히 공화당 의원 지역구의 타운홀 미팅 장소가 반 트럼프 시위무대로 변하면서 일부 공화 의원들이 타운홀 미팅을 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런 인종차별적 발언의 파문이 확산되자, 보스트 의원은 성명을 내고 "조율을 거친 혼란행위들이 나라 전역에서 벌어지는 것을 묘사하면서 단어들을 제대로 고르지 못했다"면서 "악의적 의도는 없었지만, 내가 표현한 단어들이 중요한 포인트에서 벗어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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