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가 돈이다"…MWC서 본 4차 산업혁명
日 NTT도코모 'AI 택시'로 택시기사 일당 49% 증가
KT 에너지 솔루션으로 비용 61% 절감…에릭슨도 시험 중
(바르셀로나=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센서로 모은 막대한 데이터를 정리하고 인공지능(AI)으로 학습해 일상에서 활용하는 방법으로 생각지 못한 경제적 효과를 얻는 사례가 올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다수 소개됐다.
바야흐로 빅데이터로 돈을 버는 시대, 4차 산업혁명이 눈앞에서 역동하고 있다.
일본 1위 통신사 NTT도코모는 지난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내린 MWC에서 'AI 택시'를 전시했다. 30분 후 시내 구역별 택시 수요를 예상해 운전기사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다.
NTT도코모는 자사 이동통신 가입자들의 위치 정보, 과거 택시 승차 데이터, 일기예보 등을 기계 학습해 2천500㎡ 면적으로 나눈 구역별 택시 수요를 92%의 높은 정확도로 예상해낸다.
아울러 현재 운행 중인 택시들의 위치 정보를 함께 파악, 30분 뒤 어디로 가면 바로 승객을 태울 수 있는지를 각 택시 기사에게 차량 내 태블릿 PC를 통해 알려준다.
이로써 택시 기사는 빈 차로 돌아다니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고, 택시 승차를 원하는 소비자는 더 짧은 시간 안에 택시를 잡을 수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범죄 발생을 예상하던 것과 같은 이치다.
NTT도코모는 지난해 하반기 도쿄와 나고야에서 이 서비스를 시험 운영해 택시 기사들의 소득이 하루 4천500엔에서 6천732엔으로 49%나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빅데이터와 AI만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실증한 셈이다.
NTT도코모 관계자는 "택시 수요 예상의 정확도를 더 높여 올해 안에 대도시에서 상용화하려고 한다"며 "일본은 고령 인구가 많은데 택시를 잡으려는 어르신들께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통신장비 회사 에릭슨은 MWC 전시관에서 각 가정의 에너지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에릭슨은 스웨덴 정부의 친환경 도시 개발 사업인 '로열 시 포트'(Royal sea port) 프로젝트에 참여해 가정에서 에너지 사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통제할 수 있는 솔루션을 공급한다.
전기, 수도, 열이 어떻게 소비되는지 장기간 데이터를 모아 더 효율적인 소비 패턴을 제시하는 솔루션이다.
에릭슨은 작년 10월부터 스톡홀름의 155개 가정에 솔루션을 직접 설치, 얼마나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 측정하고 있다. 시범 서비스를 마치는 대로 실전 투입할 계획이다.
국내 통신사 KT도 비슷한 서비스를 전시했다.
KT가 선보인 'KT-MEG'(Micro Energy Grid)은 가정이나 기업의 에너지 소비 패턴을 수집·분석하고, 에너지를 아낄 수 있도록 돕는 지능형 통합 솔루션으로, 이미 상용화됐다.
지난해 이 솔루션을 적용한 병원, 호텔, 스포츠센터, 공장 등에서 에너지 비용을 61%나 절감했다. KT는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MWC에서 '글로모 어워드'를 수상했다.
전시관에서 만난 에릭슨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잘 통제만 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4차 산업혁명이 별것이 없다. 바로 이런 것이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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