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사용으로 본 산업 흥망성쇠…반도체 뜨고 섬유 지고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지난 10년간 기계, 반도체 업종의 전력사용량은 큰 폭 늘어난 반면에 종이, 섬유 업종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은 2005∼2015년 제조업 부문의 전력사용량을 집계한 결과, 업종별로 큰 편차를 보였다고 4일 밝혔다.
기계가 8.71%로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고, 영상·음향(반도체, 전자부품, 컴퓨터, 방송통신장비, 영상음향장비, 광학장비 포함) 6.50%, 기타운송(선박·항공) 5.53%, 석유·화학 5.35%, 자동차 5.09% 등이 뒤를 이었다.
전력사용량이 많이 늘었다는 것은 해당 업종의 공장 가동 등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활발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05∼2015년 기계 및 장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7.3%였다. 반도체가 속해 있는 전기 및 전자기기는 144.5%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에 재생재료와 펄프·종이의 전력사용량은 각각 1.08%와 0.56% 늘어나는 데 그쳤고, 섬유·의복은 -0.54%로 '나 홀로' 감소세를 보였다.
목재, 종이 인쇄 및 복제업과 섬유 및 가죽제품 성장률도 각각 17.4%와 28.8%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었다.
한전은 "반도체 산업의 호황으로 영상·음향 부문 전력사용량 등이 늘어난 데 반해 섬유·의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업체 수가 줄면서 전력사용량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펄프·종이 업종의 전력사용량 감소는 전자책 등장으로 인한 서적 판매량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했다.
기타운송 부문은 경상남도 지역을 중심으로 2006∼2011년 전력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업계 불황으로 인해 2012년 이후 주춤한 상황이다.
지역별 전력사용량은 반도체 생산시설이 밀집한 충청남도가 120%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경기지역은 삼성, SK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영상·음향부문 전력사용량이 2만Gwh에 육박하며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실생활 관련 업종이 고루 분포하는 서울은 2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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