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CIA 국장들 "김정남 암살로 김정은 고립 심화"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미국 중앙정보국(CIA) 수장 출신들이 최근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계기로 북한 김정은 정권의 고립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3일 보도했다.
존 맥로린 CIA 전 국장대행은 지난 1일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해 "김정은이 제거되거나 권력에서 멀어질 경우 중국이 다른 인물을 대체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고 방송은 전했다.
30여년 동안 CIA에서 근무한 맥로린 전 국장대행은 북한 내부에서 고위관리들에 대한 처형이 지속되는 점을 고려할 때 김정은 정권의 권력 기반이 아직 공고해지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의 개입 없이 확보가 어려운 신경 독가스 'VX'가 사용된 점으로 미뤄볼 때 이번 김정남 암살 사건의 배후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김정남을 한 때 북한의 지도자로 고려했던 점을 감안하면 중국 역시 이번 사건으로 난감한 상황에서 처하게 됐다고 맥로린 전 국장대행은 설명했다.
국방부 장관과 CIA 국장을 역임한 리언 파네타는 VOA에 "김정남 암살 사건은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을 불쾌하게 만들거나 자신에게 동조하지 않는다고 의심되면 주저 없이 누구든 살해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파네타 전 국장은 평가했다.
두 전직 CIA 수장은 이번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북한의 고립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파네타 전 국장은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계기로 북·중 관계가 멀어질 수 있다"며 "미국이 북한 문제를 놓고 중국과 협상에 나설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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