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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그냥 좋게좋게 넘어가자고?"

성폭력·학대 실화 담은 그래픽 노블 '그냥 좋게 받아들이세요'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얼마 전 여성에 대한 신체적 성폭력은 가해자가 아는 사람일수록 심각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조사에서는 폭행·협박을 동반한 성추행과 강간, 강간미수는 가해자의 3분의 2 이상이 아는 사람이었다. 스토킹 역시 82.3%가 아는 사람에게 당한 경우였다.

외국이라고 별반 다를 바 없다. 스코틀랜드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겸 일러스트레이터인 마리아 스토이안은 성폭력을 경험한 전 세계 남녀로부터 익명의 메시지를 받고 이들을 인터뷰한 뒤 그 사례들을 그래픽 노블 '그냥 좋게 받아들이세요'에 담았다.

한 여성은 첫 연애에서 데이트 폭력을 당한 경험을 친한 친구에게 털어놓고 위로받았지만, 반년 뒤 바로 그 친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 성관계를 거부하는 여자친구를 강제로 성폭행한 남성은 성폭행을 저지르면서 '울지 말고 즐기라'고 말했다.

여성만 성폭력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남성이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집요하게 스토킹을 하는 여성, 툭하면 자살 협박으로 남자친구를 위협하고 헤어진 뒤에 남자친구 집에 몰래 들어와 성폭행을 시도한 여성들 역시 성폭력 가해자다.

책은 낯선 사람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도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학대와 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동시에 움츠러드는 피해자에게 혼자가 아님을 일깨워 용기를 준다.

스토이안은 "'이런 일들이 실제 삶에서 매우 흔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시작했다"면서 "침묵 속에서 홀로 고통당하기보다는 함께 이야기할 때 우리는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북레시피 펴냄. 강희진 옮김. 104쪽. 1만4천원.

zitro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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