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카불 도심서 탈레반 자폭테러·총격전…23명 사망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16년째 내전 중인 탈레반이 수도 카불 시내에서 자폭테러와 총격전을 벌여 민간인과 탈레반 대원 등 모두 23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2일 현지 인터넷신문 파지와크아프간뉴스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30분께 카불 시내의 한 경찰서 인근에서 폭발물을 실은 자동차 1대가 경찰서 출입구 쪽으로 달려들어 폭발했다.
곧이어 무장괴한 4명이 경찰서와 군사훈련센터 등으로 뛰어들어 오후 6시까지 당국과 총격전을 벌였다.
비슷한 시간 카불의 또 다른 구역에 있는 정보기관 건물에도 무장괴한 2명이 폭발물을 터뜨리고 총을 쏘며 진입했다.
아프간 보건 당국은 2건의 테러를 벌인 무장괴한들은 모두 자폭하거나 경찰의 반격으로 사살됐지만, 이 과정에서 부근에 있던 민간인 등 1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벌어진 두 차례 공격 모두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인정했으며 경찰 수십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AP 통신은 탈레반이 이날 공격을 통해 수도에서 대규모 공격을 벌일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음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풀이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최근 탈레반이 북부 쿤두즈 주에서 지휘관이 사살되는 등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이를 만회하려고 도심 테러로 방향을 튼 것이라고 비난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극악하고 비겁한 테러를 최고로 강한 어조로 비난한다"면서 "테러범과 후원자들을 법정에 세워 심판받게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탈레반은 최근 아프간 영토의 10%를 통제하고 33% 지역에서 정부와 통치권을 다투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세력이 커지고 있다.
아프간 국방부는 1일 남부 헬만드 주의 탈레반 훈련 캠프를 공습해 2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지만, 탈레반은 최근 북부 바글란 주 탈라 바르파크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는 등 곳곳에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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