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로 오해살라'…3·1절 태극기 게양률 '뚝'(종합)
춘천 태극기 게양률 18.1%…근래 최저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강원 춘천에 사는 김 모씨는 제98주년 3·1절인 1일 태극기를 게양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태극기를 들고 집회에 나오면서 태극기를 다는 게 자칫 이들과 뜻을 같이하는 것으로 주위에 내비쳐질까 봐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그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탄생시킨 3·1운동의 정신을 되살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태극기를 내걸었다.
탄핵정국 속에서 김씨 처럼 이날 태극기 게양을 고민한 시민이 많았던 탓인지 강원 춘천시의 올해 태극기 게양률이 뚝 떨어졌다.
사단법인 춘천시 학원연합회가 이날 시내 41개 아파트, 3천351가구를 대상으로 태극기 게양 실태를 점검한 결과 올해 태극기 게양률은 18.1%에 그쳤다.
춘천시 학원연합회는 태극기 게양을 독려하고자 19년째 게양실태를 조사해 오고 있다.
춘천 태극기 게양률은 2015년 25.4%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다가 올해는 20% 아래로 곤두박질했다.
과거 3·1절에 눈이나 비가 내려 게양률이 떨어진 적은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보다는 게양률이 5.5%포인트 내려갔다.
태극기 게양률은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고 발언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에 대한 지지율이 지난 총선에서 최저였던 퇴계동과 석사동에서 낮았다.
특히 퇴계동은 조사 대상 1천82가구 가운데 121가구만 태극기를 게양해 가장 낮은 게양률(11%)을 기록했다.
반면 군인가족 등이 사는 사농동은 게양률이 33%로 가장 높았다.
하재풍 춘천시 학원연합회 고문은 "최근 20% 이상을 유지해 오던 지역 태극기 게양률이 올해는 뚝 떨어져 깜짝 놀랐다"며 "탄핵 정국과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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