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관리지역에 2만가구 건설…공급과잉 청주 부동산 '한파'
서울·전국 아파트값 상승 불구 청주 작년 2분기부터 하락세
미분양 아파트 1천200가구…투자심리 위축, 청약 경쟁률 저조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청주 미분양 아파트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락세에 접어든 거래가는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다소 감소했지만 전국 평균 감소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올해 처음 이뤄진 아파트 청약 경쟁률도 예상치를 밑돌았다. 모델하우스 공개 당시 많은 주민이 관심을 보였지만 정작 청약 경쟁률은 인근 비슷한 규모의 아파트보다 저조했다.
아파트 과잉 공급으로 미분양 규모가 줄지 않으면서 청주권 아파트 가격 하락을 이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중도금 등 집단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현실화에도 서울의 미분양 주택 규모는 점점 줄고 있다. 미분양 주택은 작년 12월 274가구에서 지난 1월 205가구로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충북은 3천989가구에서 4천43가구로 1.4%(54가구)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작년 12월 말 621가구에서 600가구로 3.4% 감소했으나 전국 감소율 6.8%에는 미치지 못했다.
도청 소재지인 청주의 사정도 비슷하다. 작년 12월 미분양 주택이 1천259가구에서 1천201가구로 줄기는 했으나 감소 폭은 그다지 크지 않다.
청주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선정·공고한 전국 27개 '미분양 관리지역' 중 1곳으로, 미분양 주택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작년 4월 입주자 모집 공고를 냈던 청주테크노폴리스 우미린(총 1천20가구)의 미분양 규모는 지난 1월 기준 259가구에 달한다. 한 달 전인 작년 12월에 비해 9가구가 줄었을 뿐이다.
이런 사정은 청주의 다른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방서지구 두진하트리움(총 267가구)의 미분양 가구는 전체의 절반이 넘는 167가구인데, 한 달 전보다 6가구 감소하는 데 머물렀다.
문화동 센트럴칸타빌(총 630가구)은 77%(488가구) 분양에 그치면서 142가구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고 청주테크노폴리스 내 우방아이유쉘 1차의 경우 427가구 중 117가구가 분양되지 않았다.
오창의 센토피아롯데캐슬 역시 578가구 중 234가구가 분양되지 않고 남아있다.
서청주 파크자이는 지난달 16∼17일 청약 접수를 했지만, 성적이 만족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하루 평균 1만명이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며 관심을 보였지만 실제 청약에선 일반분양 총 1천452가구에 해당·기타지역을 포함해 4천594명이 접수, 평균 경쟁률 3.16대 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특히 전용면적 74㎡의 경우 328가구 분양에 해당·기타지역을 더해 1순위 접수 인원은 280명에 불과했다. 2순위를 포함하고 나서야 2.76대 1의 경쟁률로 올라섰다.
저조한 신규 아파트 분양 만큼 하락세를 유지하는 아파트 시세도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작년 4분기 아파트 시세는 3.3㎡당 평균 1천834만원이다. 작년 1분기 1천680만원에 비해 9.1%나 뛰었다. 전국 평균치도 같은 기간 3.3㎡당 902만원에서 950만원으로 5.3% 오르는 등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청주의 아파트 시세는 같은 기간 627만원에서 611만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실거래가의 하락 폭은 이보다 더 클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전언이다. 시세보다 싸게 내놓아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평균시세에 하락폭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파트값 하락의 주된 원인은 공급 과잉이 꼽힌다.
청주 지역에는 24개 단지 2만848가구의 아파트가 건설 중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4∼5월 분양될 청주 동남지구의 예상 공급량도 1천382세대에 달한다.
과잉 공급이 해소되지 않는 한 청주의 아파트 분양·매매 시장은 위축되고 시세 역시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청주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4년 이후 아파트 공급물량이 크게 늘었고 그로 인한 가격 하락세가 작년 2분기부터 이어지고 있다"며 "특별한 반등 기회가 없는 한 내년에는 가격 하락 폭이 올해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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