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창가수라도 삶은 '진짜'…MBC 주말극 '당신은 너무합니다'
엄정화×구혜선 투톱…PD "불꽃 튀는 연기 보게 될 것"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막장으로 질주했던 MBC TV 주말극 '불어라 미풍아'의 후속인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과연 기획의도대로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온전히 그려낼 수 있을까.
일단 소재가 독특해 눈길을 끈다. 불꽃 같은 인생을 사는 스타 가수 유지나(엄정화 분)와 이름조차 우스꽝스러운 그녀의 모창가수 유쥐나(극 중 본명 정해당·구혜선)가 주인공이다.
유쥐나는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가수 나훈아의 유명한 모창가수 너훈아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자신을 버리고 나훈아를 닮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다 보니 자신의 인생마저 가짜로 느껴져 공허할 때가 있다며 자식들만큼은 자신의 인생이 진짜라는 걸 알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너훈아의 인생에서 착안해 유지나와 유쥐나의 애증과 연민이 얽히고설키는 인생사를 그려낸 드라마다.
드라마를 연출한 백호민 PD는 28일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성공을 위해 모든 걸 버린 여자와 가족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자신의 길을 못 가는 여자가 만나 우정을 쌓아가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15살 나이 차의 두 여배우를 투톱으로 내세운 점도 눈길을 끌며, 어떤 호흡을 보일지 기대를 모은다.
지천명을 앞뒀지만 웬만한 젊은 여배우들보다 더 '젊은' 엄정화는 불꽃처럼 화려한 외모와 바람같이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유지나 역에 딱 맞는 듯하다.
오랜 세월 연예계에서 혹독한 자기관리를 놓지 않은 엄정화인 만큼 얼음 같은 도도함 속에서도 사실은 사랑을 갈구하는 유지나를 잘 표현해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이번 작품은 tvN '마녀의 연애' 이후 3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이기도 하다.
가장 최근작인 2015년 KBS 2TV '블러드' 때와 달리 유부녀가 된 구혜선이 가족과 연인의 소중함을 아는 생계형 모창가수 유쥐나를 얼마나 진정성 표현해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매번 작품마다 긍정적이고 거침없는 '캔디형' 역할을 잘 소화해왔던 구혜선인 만큼 그 깊이감만 더해진다면 주말극의 주된 시청자인 중년층에도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 PD는 "지금 보름 정도 촬영했는데 엄정화와 구혜선은 참 완벽한 캐스팅"이라며 "두 사람의 불꽃 튀는 연기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주말극인 만큼 강태오, 정겨운, 손태영, 재희, 전광렬, 정혜선, 강남길, 김보연 등 중년 배우들도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을 든든하게 떠받칠 예정이다.
소재가 노래인 만큼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도 기대를 모은다.
이미 작곡가 주영훈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앨범에는 '렛 미 크라이', '에메랄드', '나는 누구' 등 총 3곡의 신곡이 담겼으며 엄정화와 구혜선이 각기 다른 버전으로 녹음과 안무연습을 모두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백 PD는 "특히 엄정화의 목소리에 압도당했다"고 전했다.
다음 달 4일 밤 8시 45분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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