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측, 최종변론 앞두고 "다시 하자"…헌재 "변경없다"
"탄핵소추 의결절차 위헌·재판관 9명 안되면 재심"…국회 "지연·불복 전술"
국회측·대통령측 치열한 공방 속 헌재 조율·판단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이 최종변론만을 남겨놓은 가운데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사실상 처음부터 심리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27일 17차 최종변론을 열어 이번 탄핵심판 사건의 변론을 종결할 방침이다.
최종변론이 끝나면 헌재는 그동안 진행한 심리와 국회 및 대통령 측이 제출한 주장을 토대로 약 2주 뒤 선고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한다.
그러나 대통령 측은 여전히 변론 종결에 반대 입장을 보여 최종변론에서 돌발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통령 측은 특히, 변론 종결을 앞두고 국회에서 의결한 탄핵소추 절차와 헌재 '8인 체제' 선고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사실상 처음부터 심리를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 측 김평우(72·사법시험 8회) 변호사는 22일 변론에서 국회가 탄핵소추를 의결한 과정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내용과 적용 법률이 다른 13개 탄핵사유로 탄핵소추를 하려면 하나하나에 대해서 개별 투표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러 사안을 각각 투표하지 않고 한데 모아 의결한 '일괄투표'는 위헌이라는 것이다. 또 탄핵 대상 범죄와 구체적인 직무 행위를 제시하지 않고 여러 범죄를 섞어 구체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는 이에 더해 헌재의 재판부 구성도 문제 삼았다.
탄핵심판 절차는 9명의 재판관으로 구성해야 하는데 '8인 체제'에서 결론이 난다면 이는 재심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손 변호사는 "9인 재판부 구성을 게을리하면 탄핵심판이 재심사유에 해당하는 사태를 막을 수 없다"며 후임 재판관을 임명해 '9인 체제'가 될 때까지 심판 절차를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7일 열리는 최종변론에서 이 같은 내용을 재차 강조할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탄핵심판이 종착점에 이른 만큼 대통령 측의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
국회 측은 이 같은 대통령 측의 주장이 막바지에 이른 탄핵심판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추가 변론 등을 통해 재판 일정을 늦추려는 의도에서 나온 '지연·불복 전술' 내지 '꼼수'라는 입장이다.
헌재도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8명의 재판관이 합의해서 고지한 27일이 최종 변론기일"이라며 "변경되는 것은 없다"고 못 박았다.
어쨌건 헌재가 예정한 마지막 변론에서 대통령 측은 '소추 절차 위헌·위법', '재심사유' 등을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돼 헌재가 이를 어떻게 판단하고 조율할지 관심이 쏠린다.
taejong7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