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배기 살해·유기 사건 시신 못찾고 검찰 송치(종합)
직접 증거 없고 진술에만 의존, 법정 공방 예상
(광양=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두 살배기 아들 살해·유기 사건의 경찰 수사가 28일 마무리된다.
전남 광양경찰서는 28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폭행치사·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한 A(26)씨와 아동학대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아내 B(21)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A씨는 2014년 11월 전남 여수시 자택에서 아들(당시 2세)을 훈육한다며 때려 숨지게 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남편 범행을 알면서도 2년 넘게 이를 알리지 않고 방조한 혐의다.
이 부부가 서로의 범행이라며 책임을 떠넘겼지만, 경찰은 거짓말 탐지기와 프로파일러 조사 등으로 A씨가 아들을 살해했으며 B씨는 남편의 범행을 알고도 방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아내가 훈육 과정에서 아들을 죽였고, 함께 유기했다", B씨는 "남편이 아들을 죽였고, 홀로 유기했다"며 서로의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날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A씨의 주장은 '거짓', B씨는 '진실' 반응이 나왔다.
심리 분석인 프로파일러 조사에서도 A씨 주장이 거짓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A씨는 검거 당시 "아들이 실종됐다"며 범행을 부인했다가 아내의 진술로 범행이 드러났다.
B씨는 그동안 시신 유기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이날 조사에서 남편과 유기 현장에 동행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동행 여부와 관련, '거짓' 반응이 나오자 프로파일러 면담에서 동행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경찰은 B씨 일부 진술이 거짓으로 드러남에 따라 이들 부부를 상대로 범행 경위, 시신 유기 과정을 추가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검거 이후 보호시설에 맡겨진 이들 부부의 나머지 자녀 3명(만 1∼6세)과 지인의 아기(생후 19개월·여) 학대 여부도 수사 중이다.
현재까지 이들 자녀에게서 학대로 볼 수 있는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인의 아기 양쪽 볼에서 멍 자국이 발견됐고, 자녀들이 신체·언어폭력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 부부는 갓 태어난 넷째 아들을 영아원에 맡겨 양육한 뒤 숨진 둘째로 둔갑시키려 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경찰은 그러나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증거인 아기 시신을 찾아내지 못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기게 됐다.
A씨의 진술을 근거로 여수시 한 야산을 수색한 경찰은 24일 10∼13㎝ 크기의 뼛조각 3개를 발견하고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그러나 A씨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데다 2년 넘게 시간이 흘러 피해자의 시신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들 부부의 진술 외에는 직접 증거가 없어 공소 유지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경찰은 시신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27일 현장 검증을 하고 28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앞으로 이들 부부의 엇갈린 진술과 관련해서는 검찰이 추가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을 수습하지 못하더라도 정황이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혐의가 인정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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