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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이런거 못사지?"…돈으로 존재감 과시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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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이런거 못사지?"…돈으로 존재감 과시하는 사람들

'소비 양극화' 절정…수십~수백만원 새학기·밸런타인 선물 넘쳐

(서울=연합뉴스) 유통팀 = 졸업·입학·새학기 시즌에 밸런타인데이까지 겹친 2월에 우리 사회의 '소득·소비 양극화' 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하다.

백화점·마트 등 유통업계 전체 매출은 수 년째 제자리에 머물거나 뒷걸음질을 하고 있지만, 서민들이 감히 꿈도 못 꿀 고가의 상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고소득층은 초등학생 자녀에게 200만원짜리 외투를 사주는가 하면, 부자 청년은 밸런타인데이에 90만원짜리 호텔 숙박 상품을 여자 친구와 이용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두고 재력으로 자신을 다른 사람보다 돋보이게 포장하는 '과시적 소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종족 보존의 욕구 만큼이나 강렬한데, 그 욕구를 고가 상품·서비스로 충족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부 어른들은 자녀, 조카들에게 초등학교 시절부터 수 백만원짜리 고급 학용품을 사준다.

예를 들어 한 백화점에서 구찌 키즈의 책가방(백팩)과 도시락 가방(런치백) 가격은 각각 112만 원, 97만5천 원에 이르지만, 없어서 못 팔 만큼 인기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몽클레르의 아동 판인 '몽클레르 앙팡' 겨울 외투도 200만원이 넘는데, 이 외투의 매출도 해마다 가파르게 늘고 있다.

70만~100만 원대 몽클레르 앙팡 점퍼, 버버리 칠드런의 30만 원대 퀼팅점퍼, 아르마니 주니어의 50만 원대 재킷 등을 찾는 소비자도 많다.

지난 14일 밸런타인데이 당시 호텔 업계에서는 고가의 상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플라자 호텔의 '럭셔리 프로포즈' 패키지는 부케를 만드는 과정과 리무진 픽업 서비스, 스위트 1박, 디너코스 등을 묶어 90만 원(세금 및 봉사료 별도)에 판매됐다.

롯데호텔 서울의 밸런타인데이 상품 중 반응이 가장 좋은 '로맨틱 이스케이프'(Romantic Escape) 패키지는 42만원이었는데, 스위트룸 1박과 아침 식사, 향수 제공 등으로 구성됐다.






호텔업계의 '6성급 호텔' 마케팅도 '최고급', '프리미엄'만을 고집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것이다.

현행 호텔 등급 심사제도에 따르면 별 다섯개, '5성'이 가장 높은 등급으로 6성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호텔들은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앞다쿼 실제 등급보다 높은 '6성급'을 표방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오는 4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6성급 '시그니엘서울'을 연다. 시그니엘은 롯데월드타워 76층부터 101층에 들어서며 42개의 스위트룸을 포함한 235개의 객실을 갖췄다.

워커힐 호텔도 구 W 서울 워커힐 호텔을 새로 단장해 오는 4월 6성급을 표방한 '비스타 워커힐'을 개관할 예정이다.

호텔업계의 '6성급' 전쟁은 2015년 10월 광화문에 문을 연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 시작했다. 당시 포시즌스 호텔은 '국내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호텔'을 목표로 문을 열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최근들어 호텔 이용객이 늘면서 더 차별화된, 특별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는 고객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설 연휴를 전후로도 전체 설 선물 매출은 부진했지만 고가 선물세트의 실적은 전혀 달랐다.

롯데백화점의 최고급 선물세트 '프레스티지 엘(L)' 시리즈 가운데 한우 'L-No.9세트'(138만 원)는 100세트가 모두 판매됐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프리미엄 참굴비'(200만 원·30세트 한정), '명품 재래굴비 특호'(100만 원·70세트 한정), '명품 목장한우 특호'(120만 원·120세트 한정), '명품 한우 특호'(100만 원·200세트 한정) 등이 모두 동났다.

백화점 관계자는 "소득과 소비의 양극화가 이어지면서 실속 선물세트와 더불어 프리미엄 선물세트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keunyou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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