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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조작 발언' 트럼프, 미·중 무역 전쟁 포문 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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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조작 발언' 트럼프, 미·중 무역 전쟁 포문 여나

美엄포 속 물밑 협상 가능성도…미, 중국산 타이어 반덤핑 철회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최근 정상 간 전화 통화 등으로 화해 조짐을 보이다가 환율 조작 문제가 불거지면서 무역 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 10일 통화할 때만 해도 '하나의 중국' 원칙이 받아들여지면서 경제 분야 또한 협상을 통해 최악의 국면은 면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환율 조작의 그랜드 챔피언'이라고 비난하면서 중국을 또다시 긴장하게 만든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반덤핑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등 미·중 간 물밑 협상이 이뤄지는 모습도 보이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처럼 양국 간 무역 전쟁이 실제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24일 중국 소식통과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한 달이 지나자 외교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미국과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준비를 해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발언이 터져 나와 당혹스러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해 "환율 조작의 그랜드챔피언"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그는 대선 기간 중국 환율 문제와 관련해 "취임 첫날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했으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났을 때는 중국의 환율 문제를 꺼내며 "내가 그동안 계속 불평을 해 왔는데 우리는 곧 공평한 운동장에 있게 될 것이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환율조작국 지정 등 중국의 환율 문제에 손을 대기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위안화 가치를 문제 삼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려는 것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달 초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 번도 환율을 통해 무역 우위를 점하거나 무역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환율을 이용한 적이 없다"면서 "우리는 환율전쟁을 벌일 생각이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중국 정부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맞대응으로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에 대한 규제 강화와 미국산 수입품 제한 등의 보복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의 바이밍 연구원은 "현재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하보다는 절상에 방점을 두고 있으며 중국 인민은행은 시장개입을 통해 과도한 절하를 막기 위해 노력중이고 이는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중국에 제재를 가할 경우 보잉사에 오더를 취소하는 방식으로 보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환율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현 상황을 들여다보면 다소 신중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주무부처인 미 재무부는 환율조작국 지정 절차를 서두르진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재무부는 통화조작 지정 절차를 갖고 있으며 그 절차를 거칠 것"이라면서 "그 절차를 계속하기 전까지는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는 4월 발표 예정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를 마무리하기 전에는 통화조작과 관련된 발표를 하지 않겠다고도 표명했다. 이는 중국과 충분히 협상할 시간이 남아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또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중국산 타이어가 미국 산업에 피해를 준다고 볼 수 없다며 반덤핑 관세 부과를 물리지 않겠다며 미 상무부의 결정을 뒤집었다고 중국 상무부가 밝혔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중국 타이어제조사들이 미국에 덤핑 수출을 하고 있다면서 반덤핑 관세율을 최대 22.57%, 정부 보조금 지급에 대한 상계관세율도 최대 65.56%로 정했다. 이같이 산정된 덤핑률, 보조금 비율에 따라 미국 세관은 앞으로 이들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상응한' 보증금을 부과할 예정이었다.

왕허쥔(王賀軍) 중국 상무부 무역구제조사국장은 이런 ITC 결정을 환영하면서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양국의 타이어 업계가 대화와 소통을 강화해 무역 문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기대한다"면서 "개방적이고 공정한 무역 환경을 유지하는 것은 미국과 중국 국민에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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