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검찰, 쿠란 불태운 동영상 SNS 올린 40대 '신성모독' 기소
이슬람교 신성모독 적용 처음…2006년 '풍자만평' 논란 땐 처벌 안해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덴마크 검찰이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불태우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40대 남성을 '신성모독' 혐의로 기소했다고 덴마크 언론들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민의 80% 이상이 루터교를 믿는 기독교 국가인 덴마크에서 이슬람교와 관련해서 신성모독 혐의로 검찰이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신성모독 혐의로 기소한 것도 46년만이다.
특히 덴마크 검찰은 지난 2006년 한 지역 신문이 이슬람교 창시자인 모하메드를 풍자하는 12개 만평을 출간, 전 세계 이슬람교도들이 분노를 촉발해 논란이 됐을 때도 '언론의 자유'를 내세워 신성모독으로 처벌하는 것을 거부했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올해 42세인 이 남성은 지난 2015년 12월 자신의 뒤뜰에서 쿠란 한 권을 태우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페이스북의 반(反)이슬람 모임인 '예스 투 프리덤-노 투 이슬람(Yes to freedom - no to Islam)에 올렸다.
덴마크 검찰은 "성경과 쿠란 같은 성스러운 책을 태우는 상황이 어떤 경우에는 법률에 종교를 경멸하거나 조롱하는 행위에 관해 규정한 신성모독 조항을 위반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덴마크에서는 지난 1938년 유대교 가르침을 조롱하는 포스터를 게재한 4명이 신성모독으로 처벌된 것을 비롯해 1946년엔 가면무도회에서 가짜 세례를 수행한 2명이 같은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고, 1971년엔 기독교를 조롱하는 노래를 방송했던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 담당자가 기소됐다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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