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입학 앞두고'…모녀 3대 비극으로 끝난 배치고사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박정헌 기자 = 딸의 고등학교 입학을 도우려던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이 '모녀 3대 비극'으로 이어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22일 오후 경남 함안군 중부내륙고속도로 4중 추돌 사고로 숨진 모닝 차량 탑승자 3명은 운전자 김모(43·여)씨와 어머니 예모(68)씨, 김 씨의 딸 김모(16)양으로 확인됐다.
이날 김 양은 창녕 A고등학교 반 배치고사를 보기 위해 어머니, 할머니와 함께 차를 타고 거주지인 김해에서 창녕으로 넘어왔다.
오전 8시 30분께 학교에 도착한 김 양은 오후 1시 30분께 시험을 마치고 자신을 기다리던 어머니, 외할머니와 함께 다시 김해로 향했다.
김 양이 시험을 보는 동안 어머니와 외할머니는 학교 측에서 준비한 학부모 설명회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오후 2시 30분께 중부내륙고속도로 칠원분기점 근처에서 25t 화물차가 차량정체로 멈춰서 있던 김 양 일가족의 모닝 승용차를 뒤에서 덮쳤다.
김 양을 비롯해 차량에 타고 있던 모녀 3대는 현장에서 목숨을 잃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은 승용차 안에서 김 양이 입학 예정이던 A고등학교 홍보전단이 발견되며 알려졌다.
이날 사고는 4중 추돌사고였으나 관련된 다른 차량 탑승자들은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
김 양은 작년 12월 A고등학교 합격 통보를 받은 뒤 올 3월 입학을 앞둔 상황이었다.
김 양은 비평준화 지역인 창녕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어 A고교에 지망한 것으로 교육당국은 보고 있다.
김 양이 이달 초 졸업한 김해 B중학교에 따르면 김 양은 평소 생활도 바르고 성적도 우수한 모범생이었다.
학교 활동에도 적극이어서 교사와 학생 모두로부터 사랑받았다.
갑자기 날아온 비보에 김 양이 다니던 김해 B중학교와 입학 예정이던 A고등학교에는 비상이 걸렸다.
학교 관계자들은 사고 소식을 듣고 창원의 한 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급히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교육청도 후속조치 마련에 고심 중이다.
B중학교 한 교사는 "아주 반듯하고 모범적인 학생이어서 담임교사를 맡았던 선생님 등이 매우 충격을 받았다"며 "이런 안전사고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눈물지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갑자기 사고 소식을 접해 현재 사태 파악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라며 "김 양의 가족들 입장 등이 정리되고 나면 어떤 조처를 마련해야 할지 틀이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모닝 차량과 추돌한 25t 화물차 운전자 이모(54)씨를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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