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여아 한겨울 유치원 통학버스에 1시간 이상 방치(종합)
학부모 "장 마비 오고 불안 증세로 4주째 병원 치료"
대구시교육청 동승 교사·운전기사 형사고발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지난달 대구 한 사립유치원에서 3세 여아가 현장체험학습을 마치고 돌아온 통학버스 안에 1시간 이상 방치된 사실이 드러났다.
학부모는 당일 아이에게 장 마비 증세가 나타났고 급성 불안과 스트레스 진단으로 4주째 소아정신과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다.
21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후 1시 45분께 남구 한 유치원 통학버스에 3세 원아가 방치된 것을 교사가 뒤늦게 발견했다.
이날 이 유치원 원아 46명이 대구 시내 한 전시장에서 현장체험학습을 한 뒤 25인승 통학버스 3대에 나눠 타고 낮 12시 25분께 유치원에 도착했으나 동승한 교사는 인원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
이후 놀이 시간, 점심 시간에도 원아 부재를 파악하지 못했다가 하원 준비 도중 이를 깨닫고는 2호차 안에서 울고 있던 원아를 발견해 보호자에게 상황을 알렸다고 시교육청은 밝혔다.
여아는 보호자에게 인계했지만 별다른 외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사실은 해당 유치원이 지난 1일 교육지원청에 보고해 교육지원청이 감사에 착수한 결과 드러났다.
하지만 학부모 주장은 달랐다.
학부모는 "해당 교사가 딸을 발견한 게 아니라 통학버스 옆을 지나던 다른 학부모가 창문을 두들기며 울부짖는 아이를 발견해 교사에게 알린 것이다"며 "그때까지 교사는 딸의 부재를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딸은 당일 열이 나고 복통이 생겨 이튿날 병원에서 장 마비 진단을 받았고 이후 3일 정도 밥을 먹지 못했다. 소아정신과에서 4주째 약물·심리치료도 받고 있다"며 "딸은 유치원에 가기는커녕 외출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시교육청은 해당 교사와 2호차 운전기사를 형사고발하고 해당 교사, 원장을 엄중히 징계하도록 학교 법인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신학기가 시작하는 3월부터 통학차 운영 실태와 학교·학원 주변 교통안전 상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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