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女아이스하키, 일본에 분전 끝 0-3 패배
골리 신소정의 눈부신 선방쇼 속 가능성 확인
(삿포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지고도 웃을 수 있는 경기였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세계랭킹 7위의 강호 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가능성을 확인했다.
새러 머레이(28·미국)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일 일본 삿포로의 쓰키사무 체육관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아이스하키 2차전에서 일본에 0-3(0-1 0-0 0-2)으로 패했다.
1차전 태국전에서 15전 16기 끝에 동계아시안게임 사상 첫 승리를 맛본 한국은 일본전 패배로 1승 1패가 됐다. 일본전 역대 전적은 7전 전패.
하지만 지난 6차례 맞대결에서 고작 1득점에 103실점하며 맥없이 무너졌던 아픈 과거와 견주면 경기의 질 자체가 달랐다.
일본은 세계 랭킹 7위로 세계선수권에서도 한국(23위)보다 두 단계 높은 디비전 1 그룹 A(2부리그)에 속한 강팀이다.
일본은 최근에 끝난 평창 동계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독일, 오스트리아, 덴마크를 상대로 전승을 거두고 2회 연속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정부와 기업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까지 노릴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낸 일본을 맞아 대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한국은 기대 이상의 분전을 펼쳤다.
한국은 일본의 파상공세를 찰거머리 밀착 마크와 수비수들이 몸을 날리는 육탄 방어로 저지해냈다.
미국여자프로아이스하키리그(NWHL) 뉴욕 리베터스에서 뛰는 골리(골키퍼) 신소정도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일본전을 통해 동계아시안게임 사상 첫 메달의 가능성을 확인한 한국은 21일 카자흐스탄과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1피리어드 1분 52초에 골리 신소정의 아쉬운 실수로 실점했다.
상대의 덤프(공격 지역으로 퍽을 날리는 것)가 나왔을 때 신소정이 퍽을 걷어낸다는 것이 그만 자신의 스케이트에 맞아 퍽이 골문 앞으로 흘렀다.
일본의 쿠보 하나에가 이를 놓치지 않고 선제골을 터트렸다.
신소정은 선제골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눈부신 세이브로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고도 남을만한 '선방 쇼'를 펼쳤다.
한국은 1피리어드에서 3차례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기회를 맞았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2피리어드에서는 일본의 빠르고 정교한 패싱 플레이를 끈적끈적한 수비로 차단한 뒤 막판 역습에 나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한국은 2피리어드를 실점 없이 막아냈으나 3피리어드에서 체력적인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한국은 '맏언니' 이규선의 부상으로 수비수 5명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수적으로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일본의 공격을 저지하느라 시프트도 제대로 하지 못하자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졌고, 이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3피리어드 초반 테라시마 나호에게 추가 골을 내줬다. 중립지역 부근에서 수비수가 퍽을 빼앗겼고, 도고 하루카의 패스를 받아 테시시마가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종료 6분 38초를 남겨두고 세 번째 골을 내줬다.
한편 앞선 경기에서는 중국이 카자흐스탄을 8-3으로 격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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