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와 대화" 이란 제안에 사우디 "이란은 테러지원국" 일축
사우디, 트럼프 美 정부 극찬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이 걸프 수니파 국가와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대화를 제안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즉시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양측의 설전이 벌어졌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페르시아 걸프 지역의 정부는 분열과 긴장 국면을 해소해야 한다"며 "이란과 함께 중동의 불안과 폭력을 해결하는 온건한 대화를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쿠웨이트 외무장관의 이란 방문과 이란 대통령의 2013년 8월 취임 뒤 첫 쿠웨이트 정상방문을 계기로 걸프 국가와 이란의 대화가 물꼬를 트는 분위기다.
양측은 지난해 1월 사우디와 이란의 외교 단절로 관계가 경색됐다.
그렇지만 걸프 수니파 진영을 이끄는 사우디는 이를 일축했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자리프 장관의 제안에 대해 "이란은 테러리즘의 주요 지원국"이라며 "우리를 파괴하기 원하고 중동에 불안을 불어넣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란의 행동방식이 변하지 않으면 이런 나라와 협상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이런 입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언급과 같은 맥락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달 4일 이란을 세계 최대의 테러지원국으로 지목했다.
알주바이르 장관은 "트럼프는 다에시(이슬람국가 IS의 아랍어 명칭)를 없애고 이란을 묶어놓을 수 있다고 믿는데 우리도 그렇다"며 "경륜과 능력이 뛰어난 트럼프 내각과 매우, 매우 밀접하게 협력하기를 고대한다"고 지지를 표했다.
사우디가 냉랭하게 응답하자 이란 외무부는 20일 주간 브리핑을 통해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중동 현안에 대해 공조하고 조율한다는 증거가 많다"며 "사우디야말로 수니파 테러조직(IS·알카에다)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란 외무부는 그러나 올해 메카 정기성지순례(하지) 재개를 위한 사우디와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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