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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들에게 산불 경고하고 왔더니…호주 소방관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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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들에게 산불 경고하고 왔더니…호주 소방관 망연자실

이웃 구하는 사이 자기 집 모두 타…"이타심의 발로" 칭찬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지난 17일 산불 소식을 접한 호주의 17년 차 소방관 피터 배빙턴은 집으로 달려가 소방 복장을 갖추고는 인근에 산재한 이웃집들 문을 두드리며 대비를 요구했다.

차량을 몰고 정신없이 다니던 배빙턴은 강한 바람과 함께 불이 확산하면서 문득 자신의 집도 위험할 수 있다고 깨달았다.

이웃집들을 구하기 위한 작업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온 배빙턴은 눈 앞에 펼쳐진 모습에 망연자실했다. 17년을 살고 있던 집은 이미 화염에 휩싸여 있었다.






수도 캔버라 인근 작은 마을 카울라에 사는 배빙턴은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하지만 나무가 많은 곳에 살고 있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모두 안전한 게 다행"이라고 20일자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에 말했다.

배빙턴은 집을 포함해 닭장과 닭 30마리, 트랙터 창고 등을 잃었고 중요한 문서 일부와 15살 개 한 마리를 건졌다.

할머니가 치던 피아노, 사진들, 수년간 여행하며 수집한 기념품 등 대체가 불가능한 물건들도 모두 재로 변해 있었다.

배빙턴은 "소방관 생활 동안 가장 거센 불이었다"며 "슬프지만, 이것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일은 새로운 것을 할 기회이기도 하며,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는 만큼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입수학능력시험을 치를 딸을 포함해 가족 모두 고생이 되겠지만, 이전과 같은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소방대 부책임자인 롭 로저스는 이웃들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쪽을 선택한 배빙턴의 행동을 이타심의 발로라며 칭찬했다고 호주 AAP통신이 전했다.

캔버라에서 동쪽으로 약 25㎞ 떨어진 NSW주 카울라에는 약 1천500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이번 화재로 모두 35㎢가 불에 탔고 배빙턴의 집을 포함해 모두 8채가 전소했다. 배빙턴과 동료들의 노력으로 주택 56채는 무사했다고 AAP통신은 전했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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