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文안방' 부산·경남 공략…'경상도가 디비진다'
출사표 낸 후 첫 PK行…"30대 시절, 부산·경남과 연동돼"
(김해=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맹추격 중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선출마 선언 후 처음으로 문 전 대표의 '안방'인 부산·경남(PK) 지역을 찾아 경선 승리의 각오를 다졌다.
안 지사는 19일 경남 김해시 김해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영남지역 네트워크 발대식을 겸한 '안희정 토크콘서트'를 열고 지지를 호소했다.
PK 지역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소위 '친노계 적통' 자리를 놓고 문 전 대표와 다투는 안 지사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는 곳이다.
한편으로 지난 대선 당시 문 전 대표가 38%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안 지사가 공략하기 어려운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주 갤럽 여론조사(14~16일 전국 성인남녀 1천3명을 대상으로 실시. 신뢰도 95%, 표본오차 ±3.1%포인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전 대표(33%)와 안 지사(17%)의 지지율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곳도, 안 지사 개인 지지율이 가장 낮게 나온 곳도 부산·울산·경남이었다.
이 때문에 안 지사가 당내 대선경선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PK에서의 열세를 만회해야 한다.
안 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부산·경남에서 문 전 대표의 영향력이 강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전국적으로 안 지사의 지지세를 넓히려면 PK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안 지사의 영남지역 네트워크 발대식을 겸한 이날 토크콘서트는 대선후보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대형 무대에 걸린 걸개 속에는 '경상도가 확 디비진다'는 구호가 쓰여 있었고 장내에 마련된 700여석 규모의 좌석에는 빈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전 생계를 해결하려 벌인 생수사업에 함께 했던 경험 등을 이야기한 안 지사는 "여기서도 생수를 팔고, 저의 30대가 부산·경남하고 연동돼 있다"며 '친노'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한 패널이 참여정부에서 공직 하나 받지 못한 소회를 묻자 안 지사는 자신의 출판기념회 축하 영상 녹화 때 노 전 대통령이 흘린 눈물을 언급하며 "대통령에게 받은 '눈물 한 방울' 퇴직금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토크콘서트에선 가벼운 주제의 대화도 오갔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누구냐는 물음에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대표적인 '친노' 인사인 배우 명계남 씨와 문성근 씨 이름을 꺼냈다. 안 지사는 "계남이 형이라고 하면 성근이 형이 삐치더라"면서도 "계남이형 사랑해요"라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열세 지역에서 선전을 다짐한 안 지사는 이번 주 후반 호남으로 내려가 다시 한 번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
참여정부의 '호남 홀대론' 등으로 '반문 정서'가 해소되지 않은 이곳에서 문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혀가는 만큼 야당 텃밭에서의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심산이다.
20일에는 경제 일반 정책을 발표하는 데 이어 안 지사의 공식홈페이지에 '정책비전' 코너와 일반 시민의 정책제안 창구를 개설하는 등 정책 행보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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