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경찰 "김정남 암살 北국적 용의자 5명"…北 역할 시사(종합2보)
체포된 리정철 외 용의자 4명 범행 당일 출국…외교관 여권 소지자는 없어
단순 연루 북한인 3명도 추적 중…시신 인수 우선권 가족에 그러나 직접 와야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김상훈 황철환 특파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이 19일(이하 한국시간) 이번 사건의 북한 용의자는 모두 5명이라고 밝혔다.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 경찰청 부청장은 이날 김정남 암살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이번 사건에서 신원이 확인된 남성 용의자 5명의 국적이 북한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검거된 리정철(46) 외에 리지현(33)·홍송학(34)·오종길(55)·리재남(57)이 사건에 연루된 북한 국적의 용의자들이다.
경찰은 이 가운데 리정철을 제외한 4명이 사건 당일인 지난 13일 이미 말레이시아를 떠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구체적인 행선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면서, 인터폴은 물론 관련 국가들과 협력해 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외에 리지우(30·일명 제임스)로 신원이 확인된 남성을 비롯해 다른 북한인 3명 역시 이번 사건의 단순 연루자로 파악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용의자와 연루자로 거론된 사람들 가운데 외교 여권을 지닌 사람은 없었다는 게 말레이시아 경찰의 설명이다.
이브라힘 경찰부청장은 사건의 배후가 북한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남성) 용의자들이 모두 북한 국적"이라고 말해 북한이 배후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경찰은 김정남의 사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여전히 독성 검사가 중이라고 전했다.
이브라힘 부청장은 독살 여부를 확인할 독성물질 분석 결과를 포함한 부검 보고서를 아직 받지 못했다면서 "사인 규명을 위한 독성 검사가 끝나면 김정남 사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정남의 시신 인계 문제와 관련해서는 "필요한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유족들의 DNA 표본을 확보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검과 시신 인도를 놓고 북한과 말레이가 실랑이를 벌인 것과 관련해서는 "아내나 딸, 아들 등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시신이 인도된다"며 "과학적, 법적으로 가족임을 증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브라힘 부청장은 다만 김정남 가족이 시신을 받으려면 직접 현지를 방문해야 한다면서 "가족이 2주 안에 나서지 않으면 다른 옵션을 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강철 북한대사가 부검 강행과 시신 인도 지연 문제 등을 이유로 말레이시아를 비판한 것이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면서 "의혹이 있는 사건을 수사하고 관련 내용을 법원에 보고하는 것이 우리의 법적 절차다. 우리는 이 절차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인 사안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오직 사건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김정남은 지난 13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KLIA2)에서 마카오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 독살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고 숨졌다.
이후 말레이시아 경찰은 베트남 여권 소지자인 도안 티 흐엉(29)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25)를 용의자로 체포한 데 이어, 북한 여권 소지자인 리정철도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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