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평창 기대주 이상호, 삿포로 금메달로 올림픽 메달 가능성↑
초등학교 때부터 배추밭에서 보드 즐긴 '배추밭 소년'
지난해 12월 월드컵 4위 세계 정상급 실력
(삿포로=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스노보드 알파인의 간판 이상호(22·한국체대)가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 메달 획득 가능성을 밝혔다.
이상호는 19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데이네 뉴 슬라럼 코스에서 열린 제8회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키 스노보드 남자 대회전 경기에서 1분 35초 76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강원도 사북고등학교 출신으로 한국체대 재학 중인 이상호는 지난해 12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4위에 오르며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월드컵 최고 성적을 기록한 선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 권유로 스노보드를 탄 이상호는 어린 시절 강원도 사북의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눈썰매장을 주로 이용해 '배추밭 소년'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초등학교 3학년인 2004년부터 본격적인 엘리트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상호는 특히 2016-2017시즌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월드컵 4위에 이어 올해도 월드컵에서 5위를 두 차례 기록하는 등 아시아를 뛰어넘어 세계 정상권을 맴도는 기량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이상호의 우승은 한국 스키 스노보드 사상 동계아시안게임 첫 금메달로도 남게 됐다.
이상호는 지난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 겸 FIS 월드컵에서 예선 탈락을 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불과 1주일 만에 열린 아시안게임 시상대 맨 위에 우뚝 서면서 평창올림픽 최고의 메달 유망주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열린 대회전은 올림픽 정식 종목은 아니다. 올림픽에서는 대회전과 비슷한 평행 대회전이 열린다.
대회전과 평행 대회전의 차이는 크지 않다. 대회전은 1, 2차 시기 기록 합산으로 순위를 정하고 평행 대회전은 두 선수가 동시에 달려 기록을 비교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평행 대회전도 예선까지는 기록으로 순위를 정한 뒤 16강부터 토너먼트를 하는 것이 대회전 경기와 차이점이다.
이번 대회가 토너먼트 방식이 가미된 평행 대회전이 아니라 혼자 코스를 달려 기록으로 순위를 매기는 대회전 경기로 열린 것도 이상호에게는 호재가 됐다는 평가다.
일대일 방식으로 맞붙어 한 번 패하면 바로 탈락인 경기 방식보다 기록으로 순위를 정하는 이번 대회의 규정이 객관적인 기량에서 앞서는 이상호에게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줬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또 지난해 4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전일본선수권 평행 대회전 우승에 이어 다시 한 번 삿포로와 좋은 인연도 이어갔다.
게다가 최보군(26·상무), 김상겸(28·전남스키협회) 등 대표팀 내 다른 선수들의 기량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팀내 경쟁을 통한 전체적인 전력 향상도 기대할 만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자신감을 얻은 이상호가 월드컵, 올림픽에서 한국 스키 선수 최초로 메달 획득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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