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NSC 참모, 트럼프 비난했다가 전격 경질돼
서반구 담당 책임자, 비공개강연서 트럼프 가족·배넌 강력 비난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러시아 내통설'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를 이끄는 마이클 플린 보좌관이 퇴진한 가운데 NSC의 한 참모도 비공개 석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가 경질됐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8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전날 오후 크레이그 디어리 NSC 서반구 담당 선임보좌관을 전격 해임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NSC 보좌관 아래에 지역·정책별로 포진한 14명의 선임보좌관 중 한 명이다.
디어리 선임보좌관은 지난주 워싱턴DC 소재 우드로 윌슨 센터에서 20여 명의 학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공개 강연에서 트럼프 백악관을 비판한 것이 경질 배경이 됐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장녀 이방카, 맏사위 제러드 쿠슈너 선임고문, '백악관 최고 실세'인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 등을 강하게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NSC 선임보좌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접근할 수 없는 것을 불평하는 등 트럼프 백악관의 기능이 마비됐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특히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이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전화로 통화한 내용을 상세하게 전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두 정상 간 통화 후 대화 내용이 녹취록 형태로 언론에 유출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격노하며 유출자 색출을 지시한 바 있다.
폴리티코는 그러나 디어리 선임보좌관의 구체적인 발언 내용을 보도하지는 않았다.
NSC는 그의 경질 배경과 관련해 "백악관은 개인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는다"며 언급을 피했다.
디어리 선임보좌관의 해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 의혹의 당사자인 플린 전 NSC 보좌관을 경질한 후 후임자 인선을 하는 와중에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으로 낙점한 로버트 하워드(60) 예비역 제독이 고사함에 따라 주말 동안 플로리다에 있는 본인 소유 휴양지 '마라라고' 리조트에 머물며 후보자들과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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