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바른정당 '선거연대' 가능할까…실현가능성 '미지수'
양당 일각서 조심스럽게 대두…중도 '빅텐트'로 민주 후보에 대항
安측, 현재로선 연대에 강한 거부감…劉측 "安이라면 가능"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김승욱 기자 =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조기대선이 가시화되는 흐름 속에서 '후보 간 연대'를 꾀하는 시나리오가 정치권에 나돌고 있다.
지지율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맞서 상대적으로 중도진영에 위치한 두 정당이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 따른 연대 시나리오다.
연말 연초 난무했던 갖가지 연대 시나리오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로 무너져버린 가운데 새로운 형태의 '중도 빅텐트' 시나리오가 고개를 든 양상이다.
특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간의 정책적 노선의 차이가 크지 않은 점이 이 같은 시나리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당장 안보 이슈에서 안 전 대표 등 국민의당이 보수적 색깔을 띠면서 바른정당과 주파수가 상당히 맞춰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가 대표적이다. 안 전 대표는 이미 한미 양국이 합의를 끝난 상황에서 당장에 뒤집기 어렵다는 현실인식을 보이면서 입장 차가 좁혀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기존 반대입장을 고수해야 한다는 쪽이지만 당 일각에서는 사드 반대 당론의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아 조만간 의총 등을 통해 공론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경제 분야에선 이미 안 전 대표와 유 의원이 재벌 개혁 등에서 상당히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당장은 어렵지만, 민주당에서 대선후보로 문재인 전 대표가 정해지면 대선 막판 합리적인 세력들이 연대해 대항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유력주자 간에 '정책 코드'가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권력을 나눠 갖는 의미의 후보간 연대를 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도 각 당 내부 경선절차를 거쳐 후보를 확정 짓는 게 우선이다. 경선과정에서 정체성 논쟁이 불붙을 경우 기존에 유지하던 정책기조가 바뀔 수도 있다.
양당의 후보가 확정되더라도 지지율 변화에 따라 연대 가능성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대를 해야만 민주당 대선후보를 꺾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가 깔려야 연대 논의를 위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대선주자 간의 지지율이 얼마나 벌어지느냐도 변수다.
특히 바른정당이 진영 논리에 따라 자유한국당과 보수연합을 구성하는 쪽으로 움직인다면 이런 시나리오는 작동하기 어렵다.
여기에다 안 전 대표 측은 연대 시나리오 자체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안 전 대표는 범여권을 겨냥해 박근혜 정부에 책임있는 세력은 대선후보도 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진보 지지층의 이탈을 우려해 바른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분위기다.
바른정당에선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안 전 대표로 정해지면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범보수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는 유 의원은 안 전 대표를 향해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유 의원 캠프의 한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후보 단일화를 했다가 만일 다른 당 후보가 주자로 나가게 되면 다른 당 후보를 밀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하냐고 물었을 때, 까놓고 말해서 안철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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