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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한달] '러시아 먹구름'…탄핵론까지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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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한달] '러시아 먹구름'…탄핵론까지 대두

反이민 행정명령→제동 파문과 플린 '러시아 내통'에 국정 총체적 난맥

공화당 '반란'에 장관내정자 낙마·NSC보좌관 제안고사 등 권위실추

트럼프는 러시아에 구애·틸러슨은 나토동맹…對중국 정책은 갈팡질팡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입을 굳게 다문 심각한 표정으로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앉아 있다. 세차게 몰아치는 비바람. 그의 머리카락과 빨간색 넥타이가 휘날린다. 창밖은 먹구름이 잔뜩 드리웠다. 금주 발행된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커버 그림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이 오는 20일(현지시간)로 한 달을 맞는다. 하지만 8년 만의 공화당 집권, 즉 정권 교체로 기대된 변화와 개혁의 갈망은 온데간데없고, 바람 잘 날 없는 혼란과 충격의 연속이다.

타임 커버는 인사 파동과 '반(反) 이민 후폭풍', '러시아 먹구름'으로 한 달 만에 '총체적 국정난맥'에 빠진 트럼프 정권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특히 안보사령탑인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러시아 내통' 의혹에 따른 사퇴로 미 정국을 강타한 러시아 관련 스캔들은 트럼프 정권을 뿌리부터 뒤흔들고 있다. 그 파장은 가늠하기 힘든 지경이다.





트럼프 신정부의 혼돈은 예고된 사태였다.

그가 대선 기간 내내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를 선언했고 취임하자마자 행동에 옮겼기 때문이다. 오바마케어(건강보험) 폐기·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등의 행정명령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본방은 미국뿐 아니라 지구촌을 소용돌이에 빠뜨린 '반(反) 이민' 행정명령 드라이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와 난민의 미국 입국을 한시적으로 막는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해당국 입국자들의 억류사태 등을 낳으며 결국 소송전을 유발하고 미국을 이념적으로 갈라놓았다.

'위헌·불법·비(非)미국' 논란을 빚은 이 명령은 미 외교관을 비롯한 연방공무원들의 초유의 '반란'을 부른데 이어 사법부의 제동을 야기하며 결국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쓰라린 '패배'를 안겼다.

파란을 겪은 '반 이민' 행정명령 사태는 어느 정도 수습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종교차별의 화약고를 건드렸고 유럽과 함께 미국이 지탱해온 전후 세계 자유질서는 더욱 불안해졌다.

문제는 짙은 먹구름이 러시아에서 몰려오고 있다는 점이다.

플린의 '러시아 내통'은 트럼프 정권과 러시아 간 유착의 일단을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았다.

플린 외에도 트럼프 선대본부장을 맡았다가 하차한 폴 매너포트, 캠프 외교고문을 지낸 카터 페이지, 트럼프 친구인 로저 스톤 등이 대선 기간에 러시아 정보당국과 접촉해 연방수사국(FBI)의 감시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외교를 이끄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심지어 블라디미르 푸틴의 친구로 불린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플린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해 '대(對) 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의한 사실 등에 대한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우에 따라 이 수사결과는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연계 의혹으로 옮겨붙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은 불문가지다. 상원 정보위도 조만간 조사에 착수한다.

트럼프 정권은 '반 이민'과 러시아에 발목 잡힌 나머지 한 달이 지나도록 내각을 완성하지 못했다.







더욱이 불법 가사도우미 고용 논란을 빚은 앤드루 퍼즈더 노동장관 내정자가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의 '반란'에 결국 청문회도 못한 채 낙마하고, 플린의 후임을 제안받은 로버트 하워드 예비역 제독이 고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권은 전혀 영이 서지 않는 기류다.

외교, 안보 분야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북대서양안보조약기구(NATO)에 대한 방위비증액 최후통첩과 독일 환율조작에 대한 공세, '하나의 중국' 논란 등 오락가락하는 대(對) 중국 정책, 아리송한 대북정책 등은 거센 비판에 직면해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관성 있는 정책은 '친(親)러시아'뿐이라는 비아냥조차 나온다.

좌충우돌을 거듭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이제 39%까지 떨어졌다. 취임 한 달 대통령으로서 역대 최저다. 정보기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정보를 하루가 멀다고 언론에 흘리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필요한 정보는 보고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75분간의 기자회견에서 '황당한 분노'를 여과 없이 표출했다.

정보기관과 언론, 법원을 싸잡아 비난하고 "난장판을 물려받았다"고 주장하면서다. 하지만 '트럼프 탄핵' 웹사이트의 서명자 수는 지금 이 시각에도 계속 늘고 있다. 조만간 100만 명을 넘어설 기세다.

미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4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진할 것이라는 도박사이트의 베팅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sh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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