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스캔들 佛 대선후보 피용 지지도 더 떨어져…'사면초가'
마크롱과 격차 더 벌어져…佛 검찰 "스캔들 조사 계속 진행"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세비횡령 스캔들에 휘말린 프랑스 제1야당의 대선후보 프랑수아 피용(62) 전 총리의 지지율이 더 떨어지면서 중도우파 공화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세비포프가 발표한 일간 르몽드와의 공동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대선 후보군의 지지율은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가 26%로 가장 높고, 신당의 에마뉘엘 마크롱 23%, 피용 18.5%,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 14.5%로 나타났다.
한 달 전 같은 조사보다 피용은 무려 6.5%나 지지도가 급락한 반면, 집권 사회당의 아몽은 전달보다 지지도가 7.5%포인트 오르는 등 피용의 턱밑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 달 전과 비교해 르펜의 지지도는 26%로 같았고, 마크롱은 2% 포인트 올랐다. 이번 조사는 1만6천여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족을 보좌관으로 허위고용했다는 의혹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집권 가능성이 부동의 1위로 꼽히던 피용이 대선 결선투표에도 진출하지 못하고 탈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프랑스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이 넘는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득표자로만 결선투표를 한 차례 더 진행한다.
이번 조사뿐 아니라 다른 여론조사들의 결과도 대동소이하다.
세비횡령 스캔들이 터진 뒤 중도신당의 마크롱이 피용을 1차투표에서 크지 않은 표차로 누르고 결선에 진출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으며, 마크롱과 피용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공화당의 집권 플랜이 최대 위기에 처함에 따라 잠시 누그러진 후보 교체론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피용의 횡령 스캔들에 대해 예비조사에 착수한 프랑스 검찰이 피용 측의 불기소 또는 무혐의 처분 희망과 반대로 조사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등 악재도 겹치고 있다.
최근 피용은 당내 후보교체 논의가 거세지자 자신이 총리 재임시절 '직속상관'이자 경선 라이벌이었던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과 회동하며 조언을 구하는 등 안간힘을 써왔다.
사르코지는 경선에서 3위로 패하긴 했지만, 여전히 공화당 내 주요 계파의 수장으로 영향력이 크다.
하지만 피용이 결선에 진출하지 못하리라는 관측이 확고해질 경우 공화당 지도부가 후보 교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피용을 대체할 후보로는 경선 결선에서 피용에 패한 알랭 쥐페 전 총리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은 "후보 교체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쥐페는 사회당 정권인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때는 외무장관을, 우파정부인 자크 시라크 대통령 때는 총리를 지냈고, 사르코지 밑에서 외무장관과 국방장관까지 지낸 공화당의 거물급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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