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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운탄고도…하이원리조트 '하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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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운탄고도…하이원리조트 '하늘길'

(정선=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운탄고도'(運炭高道).

'석탄'(炭)을 '운반'(運)하는 '높은'(高) '길'(道)이다.




강원 정선군 고한읍 만항재에서 백운산∼화절령∼두위봉을 거쳐 함백역으로 이어진다.

총 길이가 40㎞다.

만항재(해발 1천330m), 백운산(해발 1천426m), 화절령(해발 960m), 두위봉(해발 1천466m)은 고산준령이다.

평균 해발이 1천100m에 이른다.

하늘 아래 첫 길이다.

높고 험한 능선을 따라 길을 낸 이유는 단 하나 석탄이다.

운탄고도 시작점은 우리나라 석탄산업 중심지였다.

삼척탄좌와 동원탄좌다.

모두 문을 닫았다.

1950년대 후반부터 석탄이 본격적으로 생산됐지만, 운반로는 1957년 개통한 함백선 철도뿐이었다.




당시 석탄은 가장 중요한 산업 동력이자 국민 필수 연료였다.

석탄을 실어 나르기 위해 국토건설단을 동원해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산길을 뚫었다.

우리나라 산업화 동맥 역할을 했던 운탄고도는 석탄산업 사양화와 함께 잊힌 '고도'(古道)가 됐다.

잊힌 고도와 함께 버려진 폐광촌 사북에 2000년 초 대규모 리조트가 들어섰다.

하이원리조트다.

하이원리조트는 운탄고도를 '하늘길'로 부활시켰다.

구름 위 하늘을 걷는 것과 같다고 해서 하늘길이다.

총 13개 코스다.




강원랜드호텔&카지노에서 출발하면 가장 먼저 화절령길을 만난다.

'화절령'(花折嶺)은 '봄이면 아름다운 꽃을 꺾기 위해 여인들이 모여든다'라는 뜻이다.

임꺽정과 마을 처녀의 슬픈 사랑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만큼 형형색색 야생화가 지천이다.

화절령길 첫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꽃꺽이재가 나온다.

두 번째 갈림길에서 왼쪽은 하늘 마중길이다.

방향을 틀지 않고 오롯이 한 방향으로 걸으면 도롱이 연못을 만난다.

탄광 지하갱도가 무너져 내린 곳에 물이 차올라 생긴 연못이다.




과거 광부 아내들은 이곳에서 지하 막장에서 일하는 남편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했다.

연못에 도롱뇽이 살아 있으면 탄광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덕분에 연못 생태환경이 과거 그대로 보존됐다.

도롱이 연못을 지나면 낙엽송길이다.

과거 산림녹화사업으로 심은 낙엽송 숲이 하늘을 가린다.

낙엽송길에서는 과거 번성했던 석탄산업 역사를 볼 수 있다.

국내 최대 민영 탄광이었던 동원탄좌가 1960년대 초 개발한 '1177갱도'다.

1177은 갱도 입구 해발고도다.

하이원 스키장 슬로프 옆으로 이어진 산죽길과 산철쭉길도 아름답다.




도롱이 연못에서 산죽길∼산철쭉길∼마천봉을 지나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무릉도원길이다.

낙엽송길을 지나 하이원 CC로 내려가는 길은 양지꽃길과 처녀치마길이다.

코스에 따라 짧게는 15분, 길게는 3시간 이상 걸을 수 있다.

가벼운 산책 또는 땀나는 산행을 선택할 수 있다.

하이원리조트 마운틴콘도를 출발해 하늘마중길∼도롱이 연못∼낙엽송길을 지나 전망대와 하이원CC에 이르는 9.4㎞가 인기다.

3시간 코스다.

산행으로 조금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밸리콘도에서 시작해 무릉도원길∼마천봉∼산철쭉길∼마운틴탑∼도롱이 연못∼하늘마중길을 거쳐 마운틴콘도로 돌아오는 10.4km 코스를 추천한다.

4시간 코스다.

하늘길은 과거 탄광산업 역사 속으로 이어진 호젓한 산길에서 수백 종 야생화와 희귀 고산식물과 함께 호흡하는 대자연의 길이다.

발아래 펼쳐진 운무를 양탄자 삼아 고산준령을 가족과 함께 걷다 보면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고 환한 웃음을 발견하게 되는 힐링의 길이기도 하다.

by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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