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오만·쿠웨이트 '하루 순방'…협력 다짐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오만과 쿠웨이트 2개국을 순방하고 당일 밤 귀국했다.
로하니 대통령이 걸프 지역을 방문한 것은 2013년 8월 취임 뒤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통적인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수니파 왕정을 끌어 안으면서 이란과 명확히 선을 긋는 데 맞서 이란도 부지런히 외교전을 벌이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 1월 이란과 사우디의 외교 관계가 단절된 이후 나머지 걸프 수니파 왕정과도 연쇄적으로 껄끄러워진 점을 고려하면 이번 순방은 역내 긴장을 완화하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이란 대통령실은 "이란과 오만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우호를 재확인하고 에너지, 운송, 항만, 교역, 산업기술, 문화, 과학, 중동 현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오만 군주 술탄 카부스 빈사이드 알사이드에게 예멘 내전을 평화롭게 해결하고 같은 이슬람 국가로서 인도적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만은 사우디 주도의 아랍 동맹군에 가담하지 않으면서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와 이란과 우호적인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 사이에서 휴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다.
사우디 중심의 걸프 지역에서 중립적인 외교 노선을 유지하는 곳으로, 이란 핵협상 과정에서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할 만큼 이 지역에서 이란과 가장 우호적이다.
이란 대통령실은 이어 "쿠웨이트와 정상회담에서도 지역 안보와 안정, 테러리즘 대응은 물론 경제 분야에서도 협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란 석유부는 15일 쿠웨이트 정상방문에 맞춰 "이웃 걸프국가에 천연가스를 먼저 수출할 것"이라며 "쿠웨이트에 대한 천연가스 수출을 재개할 준비가 됐다"고 발표했다.
쿠웨이트는 지난달 외무장관을 2년 만에 이란에 보내면서 정치·종파적으로 대립 관계인 이란과 걸프 지역 국가들이 접촉면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앞서 2014년 6월 쿠웨이트 군주가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35년 만에 걸프 지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이란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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