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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사임당 속 '금강산도' 그려 단숨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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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사임당 속 '금강산도' 그려 단숨에 주목

대구서 활동 장병언 화백…"안견 작품 연구하고 상상하고"



(대구=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조선 시대 화가인 안견이 금강산도를 그렸다면 어떻게 표현했을까 연구하고 생각하며 그렸습니다."

최근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 나온 다양한 수묵화를 그린 장병언(36) 화백은 16일 대구 자택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장 화백은 이 드라마에 다른 작가 여러 명과 함께 그림 제작해 참여했다.

그는 2015년 5월께 제작진에게서 드라마에 필요한 그림을 그려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제작진이 그의 솜씨를 높이 샀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그림을 그려 약 30점을 보냈다. 기존 그림도 들어있다.

그는 드라마에 나온 '금강산도'를 그려서 주목받았다.

드라마에서 금강산도는 사임당(이영애)과 이겸(송승헌)이 만나는 중요한 소재로 쓰였다.

사실 조선 세종 때부터 세조 때까지 활동한 안견 작품은 몽유도원도만 있다.

제작진은 안견이 금강산도를 그렸고 어린 사임당이 그 그림을 보기 위해 남의 집 담을 넘는 장면을 구상했다.

장 화백은 드라마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는 금강산도를 그리기 위해 몽유도원도를 보며 오랫동안 연구를 거듭했다.

안견이 영향을 받은 북송 작가 작품도 두루 살폈다.

드라마에서 가짜 금강산도로 나온 작품도 그렸다. 이 두 작품을 그리는 데만 두 달이 걸렸다.

안견이 실제로 금강산도를 그렸을지는 알 수 없다.

금강산이 예로부터 유명한 만큼 그렸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산천을 그리는 진경산수화가 18세기에 본격적으로 나온 점을 고려하면 그리지 않았을 수도 있다.

금강산도가 화제가 되다가 보니 실제 안견 작품이 아니란 해명이 필요했을 정도였다.

장 화백은 못 그리되 재능이 있어 보이게끔 그려달라는 어린 사임당의 그림 주문도 소화했다.

극 중에서 어린이 10여명의 그림이 필요하다는 제작진 주문에 맞춰 하룻밤 사이에 그려준 적도 있다.

그는 경북예고와 경북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2014년 개인전 1회를 열었을 뿐 아직 뚜렷한 경력이 없었으나 이번 드라마 제작 참여로 단번에 주목받는 작가가 됐다.

그런데도 "작가에 이르는 길이 모방, 변형, 창조를 거쳐야 한다면 저는 변형 단계일 뿐이다"며 "작가로 가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 내 한류 금지령, 즉 한한령으로 한-중 동시방송이 무산된 점이 아쉽다고 했다.

산수화 본고장인 중국에 작품으로 진출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 화백은 "현대적 그림도 많이 그리는데 이번 드라마 참여로 이미지가 굳어질까 봐 걱정된다"며 "잘할 수 있는 일을 맡아 열심히 한 만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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