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행' 김종인, 출국 전까지 광폭행보…귀국후 선택은
14일 비문계 만찬에 이어 오늘 개헌파 오찬-당 3선 만찬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김동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16일 뮌헨 안보회의 참석차 독일 방문길에 오르지만 '정치적 행선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김 전 대표는 14일 당내 비문(비문재인) 인사들과 대규모 만찬 모임을 했다. 15일에는 개헌파인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조찬을 한데 이어 공정경쟁을 요구해온 당내 3선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하는 등 출국 직전까지 광폭행보를 보였다.
특히 이날 개헌론자인 세 사람이 조찬회동을 통해 분권형 개헌에 공감대를 이루면서 꺼져가던 제3지대 빅텐트론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 전 대표 스스로는 거취 문제에 대해 "적당한 때에 밝히겠다"며 똑 부러지는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
'제3지대 빅텐트론'은 사실상 김 전 대표의 탈당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김 전 대표 주변에서는 "탈당을 한다면 그건 곧 김 전 대표가 직접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대안을 자임하며 대선 출마를 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빅텐트론이 다시 타오르기는 쉽지 않은 여건 등을 감안할 때 탈당 가능성이 점점 작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김 전 대표와 대화를 나눈 당내 한 3선 의원은 "김 전 대표가 '탈당은 무슨…'이라고 말했다. 탈당하지 않을 것 같더라"고 내다봤다.
김 전 대표가 당에 남을 경우 안희정 충남지사를 도울 것이라는 전망도 비문 일각에서 고개를 든다. 실제 전날 비문 진영 회동에서도 안 지사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최근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분에 대해 내가 조언하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특정인을 앞장서서 지지하는 태도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김 전 대표가 조기대선 국면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 이날 김 전 대표와 만찬을 한 의원들은 '당 중심의 선거'를 강조하면서 김 전 대표가 역할을 해 줘야한다며 탈당 가능성 차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전 대표를 만난 의원들은 조기대선이 치러질 경우 인수위원회 없이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 차원에서 '예비선거대책위원회'와 '수권비전위원회'를 꾸리고 '집권 후 100일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당 지도부에 제출한 이들이다.
김 전 대표는 독일 방문 기간 거취 등에 대해 구상을 하고 2월말∼3월 초쯤 최종 결정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일의 윤곽이 나오는 시점과도 맞물려 있다.
한 관계자는 "여건상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여전히 탈당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상황을 좀 더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의 거취와 관련, "원래 처음부터 탈당할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다"라며 "독일을 갔다 와서 우리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실 텐데 극단적 선택(탈당)을 하실 분은 아니니 지켜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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