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구제역 백신 조기에 생산하나…벤처기업 "내년 공급 가능"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사상 최초로 'O형'과 'A형' 구제역이 동시 발생하면서 백신 물량 부족 사태를 빚는 가운데 국내 한 벤처기업이 이르면 내년부터 국산 구제역 백신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백신전문 벤처기업인 ㈜파로스백신(대표이사 제정욱)은 이른바 '재조합단백질' 기술을 이용한 구제역 백신을 개발했으며 이르면 내년부터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16일 밝혔다.
파로스백신이 개발한 재조합단백질 기술은 실제 구제역 바이러스를 백신주(株)로 사용해 백신을 만드는 기존 기술과 달리 구제역 항원을 모방한 단백질로 백신을 만들기 때문에 동물 체내에 면역원의 안정성을 향상시켜 면역력과 면역반응 속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또 전염성이 매우 강한 실제 바이러스를 백신주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며, 자칫 바이러스가 외부로 유출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큰 비용이 드는 안전설비를 갖출 필요가 없어 생산비도 저렴하다.
과거 영국에서는 실제로 백신 회사에서 실험용 구제역 바이러스가 외부로 유출돼 그 일대 가축들이 한꺼번에 구제역에 걸리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파로스백신은 재조합단백질을 이용한 백신 생산 기술을 한국, 중국, 미국 등 7개국에 특허 등록했으며 이를 이용해 만든 백신은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인정한 중국 구제역표준연구소에서 여러 차례에 걸친 공격접종시험(challenge test)으로 효능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공격접종시험은 목적동물(돼지)에 구제역 백신을 접종한 후 발병에 충분한 양의 병원체(구제역 바이러스)를 목적동물(돼지)에 직접 투입해 질병(구제역)의 방어 여부를 확인하는 시험이다.
파로스백신은 국내에서도 목적동물에 대한 반복시험을 거쳐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제정욱 대표는 "재조합단백질 기술은 고병원성 바이러스를 사용하지 않고 백신을 만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안전하며 바이러스의 변형에도 2개월 이내에 신속히 대응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제 대표는 자체 개발한 백신이 'O형'과 'A형' 구제역 바이러스에 동시에 방어력이 있는 2가 백신(O+A형)이며,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임상시험을 승인하면 약 4개월간의 시험을 거쳐 하반기에 품목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제 대표는 "국가 차원에서 긴급성과 필요성을 인식해 재조합단백질 기술을 이용한 국산 백신 개발을 적극 지원한다면 연간 약 6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량수입하는 수입 백신을 대체할 수 있는 국산 구제역 백신을 내년중 선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로스백신의 백신 제조 기술은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신기술(NET: New Excellent Technology) 인증을 받기도 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재조합단백질 기술이 안전성 등에서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효능이 기존 백신과 비교에 얼마나 있느냐 하는 것"이라며 "효능만 입증된다면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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