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청와대, 압수수색 날선 공방…법원 이르면 내일 결정
특검 "국정농단 밝히려면 압수수색 필수"…靑 "행정소송으로 해결할 문제 아냐"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청와대 측이 법원의 영장을 근거로 한 청와대 압수수색을 승인하지 않은 것을 놓고 법정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핵심 쟁점은 형식상 법인격이 인정되지 않는 국가기관이 행정처분의 무효·취소를 주장할 당사자가 되는지, 원고가 될 자격이 있는지다.
내용상으로는 이에 더해 특검이 청와대 조치에 맞서거나 유효·적절하게 해결할 다른 수단이 없었는지, 특검 압수수색의 공익상 중요성과 청와대의 군사상·공무상 비밀 유지 필요성 가운데 어떤 것이 국가이익을 위해 더 중요한지 등이다.
법원은 서면으로 의견을 밝힐 시간을 15일 자정까지 주고 이후 결론을 낼 전망이다.
특검 소송대리인은 이날 오전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국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심문에서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청와대 압수수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검 측은 "집행정지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하게 되면 (압수수색을 금지한) 결정이 아무리 부당하고 잘못돼도 정정할 수 없게 된다"며 "이는 법치주의 원리상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청와대 측은 "우리 법체계에서 다른 법과 형사법은 나뉘어 있다"며 "만약 이 사건 같은 집행정지 신청이 인정되면 수사기관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다 행정법원에 오게 된다. 이는 공법(公法) 체계에 반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크게 보아 공법, 민사법, 형사법 등으로 구분할 때 형사법 원리에 따라 수사상 해결할 문제를 공법 영역인 행정소송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취지다.
아울러 청와대 측은 국가기관 가운데 한쪽 기관이 다른 쪽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원칙적으로 낼 수 없으며 이는 예외적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국가 공권력 집행도 무한정 허용이 아니라 법치주의에 따른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양측에 추가 입장이 있으면 내달라고 요청했고 이날 자정까지 서면으로 추가 의견을 받기로 정했다.
당초 이달 28일로 끝나는 특검의 1차 수사 기간을 고려해 이르면 이날 중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재판부가 좀 더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입장 검토 시간을 포함하면 실제 결정은 이날 이후 나올 전망이다.
특검은 3일 청와대 압수수색이 불발로 끝나자 법률 검토 끝에 10일 행정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행정소송을 냈다. 청와대가 영장 집행에 불응한 것을 하나의 행정처분으로 보고, 그 처분의 집행을 정지하고 처분 자체를 취소해달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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