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파' 김정남 피살…북중관계 더 삐걱대나
김정은 집권 후 중국의 '김정남 비호설' 제기
"전략적으로 얽힌 북중관계에 결정적 영향 없을 것"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친중파'로 알려진 북한 김정남이 13일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북중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은 2013년 처형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북한의 대표적인 친중파 인사로 꼽혔다.
2012년 김정은이 권좌에 오른 이후 김정남이 중국령 마카오와 베이징 등을 오가는 동안 중국 정부가 사실상 그를 비호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런 만큼 김정남의 후견인인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김정남의 신변도 중국이 보호하지 않으면 '풍전등화'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정은이 이복형인 김정남을 앞세운 '중국 배후'의 쿠데타를 가장 우려해온 것으로 알려진 터에 장성택 숙청은 친중파 배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진 만큼 김정남도 위태로워 보였다.
장성택 처형후 김정남이 북한에 발을 디디는 것조차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 속에 일각에서는 김정은 집권후 시종 삐걱대온 북중관계는 김정남이 중국의 '품' 안에 있는 한 근본적으로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김정남이 중국 영토 안에서 중국 당국의 비호를 받으며 살아 있는 한 북한 정권 붕괴 등의 유사시에 중국의 지원 아래 '대타'로 투입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소행으로 확인된 단계는 아니지만, 김정남이 피살됨에 따라 지금도 껄끄러운 북중관계는 더 삐걱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 북핵 문제에 따른 부담을 느끼는 동시에 미중 전략경쟁의 맥락에서 북한을 포용해야 할 전략적 이유도 존재하는 만큼 김정남 피살이 북중관계에 미칠 영향을 속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전문가인 신종호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14일 "1차적으로 피살 경위가 규명되어야겠지만 김정일-후진타오(胡錦濤) 집권기라면 모를까 (김정남의 후견인인) 장성택이 처형된 뒤 북중관계에서 김정남이 차지하는 위상은 그리 크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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