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박상진 동시 영장 배경은…뇌물공여 공범 판단
朴사장, 최순실 금전지원 핵심 역할…우회지원도 관여 의심
삼성 "靑 강요 따른 피해자…청탁·특혜·우회지원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4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과 더불어 대한승마협회장인 박상진(64)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도 구속영장을 청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애초 최지성(66)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장충기(63) 차장(사장)까지 포함해 피의자 신분인 핵심 4명이 무더기로 검토 대상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은 일단 대상에서 빠졌다.
특검이 박 사장이 최순실(61·구속기소)씨에 대한 금전 지원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 부회장과 박 사장에게 나란히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했다. 사실상 두 사람을 공범 관계로 본다는 뜻이다.
박 사장은 작년 7월 말 최순실씨가 머무는 독일로 날아가 최씨 측과 지원 협상을 한 당사자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단독 면담한 자리에서 승마선수인 최씨 딸 정유라(21)씨를 겨냥한 지원을 독촉한 직후다.
같은 해 8월 최씨가 독일에 세운 '코레스포츠'와 체결한 213억원대 컨설팅 계약은 그 결과물이다.
이른바 '함부르크 프로젝트'로 불리는 삼성의 우회지원 의혹에도 박 사장이 협상자로 등장한다.
특검은 작년 10월 정씨 지원 의혹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앞선 컨설팅 계약을 백지화하고 최씨 지인을 통해 우회지원 약속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해왔다.
당시에도 박 사장이 극비리에 독일로 가 최씨에게 애초 계약 대신 다른 지원안을 제시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특검은 의심하고 있다.
30억원 안팎의 스웨덴산 명마 '블라디미르'도 삼성의 우회지원을 통해 최씨에게 제공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은 이 부회장과 박 사장이 단순한 지시·보고를 넘어 적극적인 공모 관계에 있는 것으로 의심한다.
같은 맥락에서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을 영장 대상에서 뺀 것은 이들이 이 부회장의 지시를 받아 최씨 지원의 실무 작업에 관여하기는 했지만 구속수사할 정도로 혐의가 무겁지는 않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삼성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청와대의 사실상 강요에 따라 최씨 모녀를 지원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가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최씨 측에 대한 우회 지원과 관련해선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 최순실에 대해 추가 우회지원을 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특검이 추가 수사한 '순환출자 해소'와 '합병 주식 처분'과 관련해서도 "이 과정에서 어떠한 청탁이나 로비 시도도 없었으며 특혜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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