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정치인 선호도 사회당 아몽 대약진…대선정국 '안갯속'
아몽 후보 확정 후 선호도 3위로 껑충…횡령스캔들 피용은 10위로 급락
부동의 1위 마크롱 좌우로 갈린 佛 정치지형 뛰어넘을지 주목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두달여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선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30대 신예 마크롱이 스캔들로 고전하는 제1야당 후보 피용을 근소한 표차로 누르고 결선에 진출해 극우포퓰리스트 르펜에게 압승하리라는 관측이 많지만, 표심의 향배를 가늠할 정치인 선호도 조사에서는 조금 다른 결과가 나오는 등 선거판이 요동치는 분위기다.
공화당에서 피용을 대신할 후보로 거론돼온 알랭 쥐페 전 총리가 선호도 2위로 나타나고,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이 한달 전보다 지지도가 10%나 뛰는 등 극적인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인 오독사(Odoxa)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정치인 선호도 조사 결과를 보면, 신당 '앙 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39)이 37%로 1위를 지켰으나 한달 전 같은 조사보다는 3% 포인트가 떨어졌다.
2위는 공화당 경선에 나섰다가 프랑수아 피용에게 결선에서 패한 알랭 쥐페(71) 전 총리다.
공화당 대선 후보는 피용이지만, 스캔들이 점화한 이후 쥐페 전 총리로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내외에서 높은 상황이다. 쥐페는 한달 전보다 선호도가 1% 포인트 올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사회당 대선후보인 브누아 아몽(49) 전 교육부 장관의 급성장과 피용의 몰락이다.
아몽은 쥐페에 이어 선호도 33%로, 강경좌파로 분류되는 장뤼크 멜랑숑과 공동으로 3위에 올랐다.
아몽의 선호도는 한달 전 조사보다 10% 포인트 뛰었는데 집권당인 사회당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확정된 후 '전당대회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에 제1야당 대선 후보로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혔던 피용은 가족을 동원해 혈세를 횡령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직전 조사보다 선호도가 10% 포인트 하락해 22%에 그쳤다. 순위도 10위로 초라한 성적이다.
공화당 핵심 지지층인 우파성향 유권자들만 따로 조사했을 때 피용의 선호도는 63%로, 한달 만에 14%포인트가 급락했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 마린 르펜(48)은 25%로 6위에 그쳤다. 르펜이 각종 대선 예측에서 1차투표 1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선호도가 상당히 낮다.
같은 조사에서 '프랑수아 올랑드가 좋은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나'라는 물음에 21%가 그렇다고 응답, 한 달 전보다 올랑드의 선호도가 1%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비록 소폭이지만 상승한 것은 집권당 후보인 아몽에게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읽을 수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8∼9일 프랑스 유권자 1천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독사가 매월 하는 유력정치인 선호도 조사는 차기 대통령으로 누구에게 표를 던질 것인지를 묻는 대선 여론조사와는 성격이 약간 다르지만, 표심의 향배를 가늠할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피용의 세비횡령 스캔들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 승리가 점쳐지고 있는 마크롱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좌·우로 확연히 갈라진 프랑스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을 거슬러 정치사를 새로 쓸 수 있을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아직 마크롱이 구체적인 선거공약을 발표하지 않은 데다 그가 '좌우를 초월하는 젊은 이미지'만 내세울 뿐 실체가 별로 없다는 비판도 여러 언론이 자주 언급하는 대목이다.
전통적으로 극우 견제심리가 강한 프랑스 유권자들이 르펜의 대항마로 마크롱을 밀고 있지만, 피용을 조사 중인 검찰이 무혐의 또는 불기소 처분을 내리거나 사회당의 아몽이 상승세를 계속 탈 경우에는 상황이 완전히 뒤바뀔 수도 있다. 대선 전에 검찰이 피용을 기소하겠다고 나서고 알랭 쥐페로 공화당 후보가 교체되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좌·우로 확실히 갈려있는 프랑스 국민이 마크롱이 아닌 대안이 확인되는 즉시 기존의 투표성향에 따라 사회당 또는 공화당 후보에게 표를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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