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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이익 환수 줄이고 운영비 6억 건물 기부채납 '뒷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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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이익 환수 줄이고 운영비 6억 건물 기부채납 '뒷맛'

239억원 감사원 환수 요구 무색…구청은 운영비 부담에 전전긍긍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부산 용호만 매립지에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인 '더블유 아파트'를 짓는 아이에스 동서가 개발이익금 환수액을 절반으로 줄인 데 이어 지자체가 연간 최대 6억원의 운영비를 부담해야 하는 건물을 기부채납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부산 남구청에 따르면 더블유 아파트 시행사·시공사인 아이에스 동서는 아파트 공사현장 인근의 용호근린공원에 도서관과 체력단련장을 갖춘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용호만 더블유 복합시설'을 지어 2018년 3월 더블유 아파트 완공 시기에 남구청에 기부채납할 계획이다.


아이에스 동서가 밝힌 사업비가 120억원인 이 건물의 기부채납은 2012년 감사원의 개발이익금 환수 요구에 따른 것이다.

당시 감사원은 더블유 아파트 신축을 허용하기 위한 부산시의 지구단위계획 변경과정에서 결격사유가 있었고, 부지 매각과정에서 239억원의 추가 이익을 얻을 기회를 잃었다며 이익금 환수 방안을 마련할 것을 부산시에 요구했다.

감사원이 요구한 환수 이익금이 239억원인데 기부채납할 건물의 사업비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은 아이에스 동서가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대한상사중재원은 "부산시가 IS동서에 강제로 개발이익을 환수시킬 법적 근거는 없다"며 아이에스 동서의 손을 들어줬다.

환수대상 이익금의 액수도 아이에스 동서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아이에스 동서는 준비서면에서 12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중재판정 결과 환수대상 이익금은 120억원이 됐다.

관련 업계는 120억원이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아이에스 동서 입장에서 큰 손해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용호만 더블유 복합시설은 겉으로는 기부채납이지만, 더블유 아파트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여서 사실상 더블유 아파트의 부대시설로 볼 수 있다.

아이에스 동서는 개발이익금으로 건물을 지어 지역 사회에 기여했다는 명분을 얻고 아파트의 가치도 높이게 됐다.

아이에스 동서 관계자는 "기부채납에 대해서는 이미 구청과 협의가 다 된 상황이며 이르면 3월 말에 착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구청이 이 건물을 기부채납 받는다고 해도 마냥 웃을 일만은 아니다.

연간 4억∼6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건물 운영비는 남구청의 몫이다.

전문업체에 위탁운영을 맡긴다고 해도 손실이 발생하면 남구청이 예산으로 보전해줘야 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남구청 관계자는 "운영비 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1년 정도 직접 운영해봐야 향후 구체적인 운영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이에스 동서의 개발이익금 환수 방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부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훈전 사무처장은 "대규모 공사를 벌이는 업체가 돈 대신에 건물을 지어준다고 할 때 실제 공사비는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건물이 아닌 돈으로 받아 지역 사회를 위해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에스 동서의 기부채납은 개발이익금 환수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회사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꼼수"라며 "개발이익금으로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공헌할 실제 의사가 있다면 건물의 운영비도 부담해야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pitbul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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