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한국당에 "당명서 '한국' 빼라"…與 "정치적 견제구"
우상호 "최순실 게이트 감추려 국호 사용…'자유당'이라 부를 것"
주승용 "'한국' 명칭 쓸 자격 없어…국정농단 반성이 우선"
정우택 "우리 당 지지율 올라갈 것 같으니 정치적 견제구 넣어"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홍지인 서혜림 기자 = 집권여당의 당명 개정을 놓고 14일 정치권에서 은근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옛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약칭을 '한국당'으로 정하자 야권에서는 당명에 국호를 넣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약칭이) 자유당이라면 그 당이 추구하는 가치 문제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겠지만 대한민국의 국호를 당명에 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최순실 게이트를 감추기 위해서 국호를 동원하는 게 정치적으로 온당한 일이냐"면서 "아메리카당이 있나, 닛폰당이 있나, 영국당이 있나. 어떻게 나라의 국호를 특정 정당의 당명 약칭으로 쓰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 사람들은 한국에는 한국당 밖에 없는 줄 알 것"이라면서 "그래서 전 한국당 약칭을 못 쓰겠다. 앞으로 자유당이라고 부르겠다. 언론도 약칭을 그렇게 정했다고 해서 그렇게 쓰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당의 이름을 바꾼 횟수는 국민에게서 버림받은 횟수라고 한다"며 "국정농단의 책임을 져야 할 새누리당이 '한국'이라는 자랑스런 명칭을 당 명칭으로 쓸 자격이 있나 걱정"이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당명만 바꾼다고 민심은 돌아오지 않는다"며 "이름을 바꿀 게 아니라 국정농단에 대한 반성과 회개가 우선돼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옛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바른정당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역시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자유한국당이 당명과 당 구호를 바꾸고 반성투어에 나섰다"면서 "한국당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책임을 진 당이다. 정치쇼로 국민을 속이려하지 말고 진정성 있는 반성과 진짜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비판과 관련, "남의 당 이름 짓는 것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정치 도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예전에 신한국당으로 한 적도 있다"라고 반박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명이 바뀌고 우리 당 지지율이 올라갈 것 같으니까 정치적 견제구를 넣은 것으로 애교 있게 받겠다"며 야권의 문제 제기를 가볍게 받아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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