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나온 이재용 심야회의 후 귀가…삼성 '긴장 또 긴장'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15시간 넘게 조사를 받고 14일 새벽 특검 사무실을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곧바로 삼성 서초사옥으로 이동해 심야회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오전 9시 30분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면서 "모든 진실을 특검에서 성실히, 성심껏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던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전 1시께 특검 사무실을 빠져나올 때는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부회장이 재조사를 받는 동안 특검 사무실에서 3∼4㎞ 떨어진 곳에 있는 삼성 서초사옥에는 미래전략실 임직원 200여 명이 초긴장 상태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 부회장은 서초사옥에 도착하자마자 최지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을 비롯해 미전실 산하 7개 팀 팀장을 소집해 1시간가량 특검 수사 등과 관련된 대책을 논의하고 현안을 점검한 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특검이 이 부회장을 포함, 이번 최순실 사건에 연루된 고위 간부 여러 명에 대해 한꺼번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뇌물공여 혐의를 벗을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삼성은 특검이 지난달 19일 법원에서 이 부회장의 영장이 기각된 이후 광범위한 보강 조사를 벌여왔다는 점에서 1차 영장 청구 때보다 한층 더 긴장하고 있다.
삼성물산[028260]-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순환출자 해소와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특혜 제공 의혹,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상장 때 금융감독위원회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 최순실 씨의 독일 비덱스포츠가 작년 9∼10월 스웨덴 명마 블라디미르를 구매할 때 삼성이 우회 지원했다는 의혹 등 새로운 혐의가 불거진 상태다.
이에 대해 삼성은 여러 차례 입장 자료를 내고 적극적으로 해명해왔다.
전날 밤에도 블라디미르 구매와 관련한 우회 지원 의혹이 다시 언론에 보도되자 삼성은 "그 어떠한 방법으로도 우회 지원을 한 바 없으며, 블라디미르의 구매에도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반박 자료를 냈다.
삼성 관계자는 "청와대의 강요로 최 씨 모녀를 지원한 것은 사실이나 블라디미르의 구매 과정에는 전혀 개입한 바 없다"며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삼성과 관련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나 대부분 사실과는 동떨어진 내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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