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진도에 '전국 최대 국영' 말목장 있었다
진도문화원 번역…조선시대 문헌 '목장색등록'서 확인
(진도=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조선시대 전남 진도에 전국 최대 규모의 말목장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진도문화원이 최근 번역한 조선시대 문헌인 '목장색등록(牧場色謄錄)'에서 확인됐다.
목장색등록은 1834년(순조 34)부터 1873년(고종 10) 사이 사복시가 전국 각 목장의 조세수납, 양마 등과 관련된 공문, 기록 등을 모은 자료집으로 규장각에 보관돼 있다.
진도문화원은 산재한 말목장 유적과 역사를 발굴, 관광자원화 등을 위해 외부 전문가와 공동으로 1년여 동안 목장색등록 중 진도목장 부분에 대한 번역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번역을 모두 마치고 조만간 270쪽 분량의 번역본을 펴낼 예정이다.
진도 지산면의 경우 조선시대에 목장면으로 불렸고 '말을 관리한다'는 뜻을 가진 관마리라는 마을도 있다.
'진도목장'이 위치한 관마리 인근 산에는 말의 도주나 도둑 예방 등을 위한 용도로 추정되는 돌담 유적도 있다.
관마리 인근 마을인 인지리 현지에는 현재 당시 말을 관리하던 관마청 관리인 감목관의 송덕비 6개가 세워져 있기도 하다.
진도목장과 관련된 최초 문헌은 조선왕조실록(태종14년)이다.
1414년 제주에서 말 1천800마리를 옮겨와 감목관을 설치하고 추자도 주민을 이주시켜 말을 관리했다고 기록됐다.
목장색등록에는 이들 말은 진도에 분산 관리됐다가 조선 중기부터 이후 관마리 국영 말목장에서 통합 관리됐다고 적혀있다.
진도목장에서는 연간 800마리에서 최고 1천440마리가 사육돼 군수 등으로 사용됐다.
진도 첨찰산과 현 해남군 화원면 소재지 등 4곳에서는 진도 말목장 속장도 운영됐다고 부연했다.
박정석 진도문화원장은 13일 "진도가 기후가 따뜻하고, 섬이지만 땅이 넓은 데다 육지와 가까워 국영 말목장 적지로 평가받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목장색등록은 1800년대 기록만 있어 진도목장 전반의 역사를 모두 알기가 어렵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진도목장은 1900년까지 존치하다 말이 교통수단 등으로서 기능을 잃으면서 폐지된 것으로 전해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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