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쿵'…고의사고로 보험금 타낸 35명 적발
금감원, 자동차 고의사고 다발자 기획조사…혐의자 경찰 통보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2013년 7월 A(42)씨는 도로 주행 중 자신의 우측 차선에서 반대편 차선으로 불법 유턴하는 차량의 좌측 후면을 받았다.
이 사고로 차량 범퍼가 파손돼 A씨는 자동차보험금 246만원과 운전자보험금 10만원 등을 보험사로부터 받았다.
언뜻 상대 차량의 불법 운전에 의한 사고로 보일 수 있겠으나 금융당국은 보험사기로 규정했다.
A씨가 차량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상당 차량에 추돌했다고 본 것. 게다가 A씨는 이 사고를 포함해 교통사고 35건으로 보험금을 모두 1억9천만원 타가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A씨와 같이 고의로 차 사고를 내 보험금을 받아 챙긴 보험사기 혐의자 35명을 적발해 경찰에 통보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이 고의사고로 받은 보험금 규모는 15억원이다.
A씨처럼 단독으로 고의 사고를 낸 건수는 419건으로 전체 적발 건수의 89.1%를 차지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지인 관계로 고의 사고를 반복해서 내 보험금을 수령한 건수도 10건(2.1%) 있었다.
보험사기 혐의자들은 운전자보험에도 가입해 운전자보험금을 추가로 받아 챙기기도 했다.
운전자보험은 보험료가 저렴하고 자동차보험 사고내역만으로 손쉽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고 금감원은 지적했다.
금감원이 이들을 적발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5월 도입한 '보험사기 예방 3중 레이더망' 덕분이다.
금감원은 자동차 고의 사고 다발자, 허위·과다 입원환자, 허위·과다 입원 조장병원 등 3개 유형에 대해 상시감시 지표 43개를 마련해 보험사기에 연루될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을 선별했다.
이 중 자동차 고의 사고 다발 유형의 '위험' 등급에 해당하는 146명을 대상으로 보험사기인지시스템(IFSA)을 활용, 2012년 1월∼2016년 6월 보험계약과 사고 정보 등을 분석해 보험사기 혐의자를 적발했다.
금감원은 추가로 허위·과다 입원환자와 허위·과다 입원 조장병원에 대해서도 모니터링과 조사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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