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마님 양의지 "두산 불펜, 맞아봐야 성장할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포수와 투수는 서로를 성장시킨다.
좋은 투수 덕분에 훌륭한 포수로 자라고 나면, 이 포수는 다른 젊은 투수와 호흡을 맞추며 투수의 역량을 끌어올린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하며 왕조의 서막을 연 데는 '판타스틱4'로 불리는 막강한 선발투수진이 있었고, 그 뒤에는 리그 최고의 포수로 거듭난 '안방마님' 양의지(30)가 존재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양의지는 7명의 동료와 함께 9일 저녁 귀국한다.
3월에 열리는 야구 국가대항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서다.
양의지는 원래 비시즌 기간에 살이 많이 찌는 체질이지만 이번에는 다르다고 한다.
그는 호주 출국 전 구단을 통한 인터뷰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고 특별히 몸 관리를 한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해 체중이 조금 불은 상태에서 시즌을 시작해 아쉬움이 컸기 때문에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올해는 많은 운동량을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WBC와 관련해서는 "나라를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니 당연히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선수들 모두 한마음으로 뭉칠 것이므로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양의지는 두산의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전력의 핵심이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108경기에 나와 타율 0.319(332타수 106안타), 22홈런, 66타점, 66득점으로 활약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4경기 모두에 선발 출전해 타율 0.438(16타수 7안타), 1홈런, 4타점, 4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노련한 투수 리드까지 빛나면서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의 영광도 안았다.
경기 전 전력 분석에 집중하고 경기 후에는 아무리 피곤해도 복기를 끝낸 뒤 잠을 청하는 성실함이 오늘의 양의지를 만들었다.
두산의 주전 포수로서 과제도 있다. 불펜 안정화가 그것이다.
두산의 전력은 완벽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데, 유일하게 불펜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양의지는 "'맞아봐야 성장할 수 있다'는 마인드가 미래를 위한 자양분"이라며 "(불펜) 후배들에게 '맞아도 되니 네 볼을 던지라'고 주문하겠다"고 말했다.
젊은 불펜투수들에게 양의지 같은 최정상급 포수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다는 것은 축복일 수 있다.
양의지의 2017시즌 활약은 물론이고 그가 이끌 젊은 불펜투수들이 얼마나 성장한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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