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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광검출·충전을 한번에'…다기능 양자점 LED 개발

ETRI 등 한미 공동연구진 '신개념 나노막대 양자점 LED' 개발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한국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한·미 공동연구진이 나노막대 모양의 양자점(QD)을 이용해 디스플레이와 광검출기 기능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다기능 발광다이오드(LED)'를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0일 실감디스플레이연구그룹 남수지 박사와 미국 일리노이대 오누리 박사·심문섭 교수팀, 다우(Dow)사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이 아령모양 나노막대(nanorod) 양자점 LED를 개발, 빛을 이용한 정보통신과 에너지 획득이 동시에 가능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ETRI는 이 다기능 LED를 빛으로 글을 쓰는 전자칠판, 동작 인식 스크린, 자가충전 디스플레이, 빛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라이파이(Li-Fi) 디스플레이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크기 조절로 다양한 빛을 낼 수 있는 수십∼수백 나노미터(㎚=10억분의 1m)의 반도체 결정인 양자점을 나노막대 양쪽에 배치하고, 이를 반도체 물질로 연결한 아령 모양의 나노막대 양자점을 만들었다.

아령 모양의 양자점은 대칭적 구조의 구형(球形) 코어-셸(core-shell) 양자점과 달리 비대칭적 에너지 차이를 가지고 있어 전자와 정공의 효율적인 주입과 추출이 가능하다. 이는 에너지를 읽으면 빛을 방출하는 LED와 빛을 받으면 전류가 흐르는 광센서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음을 뜻한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2.54×2.54㎝ 크기의 기판에 픽셀 100개를 제작해 특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전압을 가하면 LED 특성을 보이고 전압을 가하지 않거나 외부 빛을 쪼이면 기존 LED보다 20배 이상 높은 광전류가 흐르는 것을 확인했다.


나노막대 양자점 LED는 주변 빛을 감지해 화면 밝기를 스스로 조절하는 디스플레이는 물론 자체충전이 가능한 디스플레이, 접촉하지 않고 조작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빛으로 글씨를 쓰는 스크린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실제로 LED 픽셀이 빛을 받으면 이를 감지해 빛을 내도록 설계해 펜이나 손가락 접촉 없이 레이저 포인터로 'UI'라는 글씨를 쓰기도 했다.

또 나노막대 LED의 발광·감지 이중기능을 이용하면 LED 픽셀끼리 50㎑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가시광선 통신이 가능하며, 픽셀 수가 증가함에 따라 전송속도도 증가해 빛을 이용한 라이파이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또 픽셀 4개를 직렬로 연결해 전기를 충전하고 충전된 에너지로 해당 픽셀을 다시 켜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자가충전 양자점 LED 구현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나노입자의 구조와 성분을 조절, 발광·광감지 효율을 높이고, 에너지 변환 효율이 더 높은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앞으로 5∼10년 사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논문 공동교신저자인 일리노이대 심문섭 교수는 "야외에서 태블릿PC를 사용할 때 픽셀 하나하나가 주변 밝기를 감지해 화면이 스스로 밝아지고 어두워지는 것을 상상해보라"며 "나노막대 LED는 디스플레이가 정보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대화형 기기로 발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된 이 연구에는 일리노이대 심문섭 교수와 오누리 박사가 공동교신저자로, 오누리 박사와 김봉훈 박사, 조성용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다. 공동연구자 19명 중 9명이 한국 과학자다.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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